한국은 '위스키 천국'인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는 최근호에서 한국을 '세계 위스키 업계의 희망'이라고 보도했다. 세계적인 불황에도 아랑곳없이 최고급 위스키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돼 우리에겐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내용이다. 대한주류공업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10월 말까지 국내에서 팔린 위스키는 2백92만9천상자, 전년동기에 비해 13.5%나 증가했다. 5백㎖짜리 병으로 치면 5천2백72만병으로 국민 1인당 1병 이상 마신 셈이다. 특히 위스키 소비 고급화 추세가 뚜렷하다. 10월 말까지 '발렌타인 17년'이나 '로열살루트 21년'과 같은 슈퍼프리미엄급(숙성연수 15년 이상) 판매량은 8만8천6백여상자. 전년 동기 대비 90.1% 급증했다. 한 등급 아래인 디럭스급(숙성연수가 15년 이상이면서도 대중적이거나 숙성연수가 표시되지 않는 위스키) 역시 이 기간중 53.5%나 증가했다. 반면 '임페리얼 키퍼' '윈저 12년' 등 프리미엄급(숙성연수 12년) 판매량은 11.5% 증가하는데 그쳤고, 스탠더드급(숙성연수 8년 이하) 판매량은 29.4% 감소했다. 이같은 현상과 관련, 타임은 최근 '세계적인 수요 감소로 고민 중인 위스키 업계에 한국이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이 주간지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위스키 업체 에드링턴 그룹의 이언 굿 회장은 "한국인들은 최고의 위스키에 최고의 값을 지불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진로발렌타인스는 그동안 면세점에서만 팔았던 '발렌타인 21년'을 20일부터 시판키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고급 위스키 마니아들의 요청이 계속돼 21년산을 한 달에 1천8백병 정도 한정생산해 특급호텔, 고급 바 등지에서 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