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자 울산·포항의 조선·철강업체들이 서둘러 '여름나기' 묘책을 총동원하고 있다. 많은 작업이 철판 위나 탱크 안에서 이뤄져 기온이 30도를 넘으면 근로자들의 체감온도가 60∼70도까지 오르기 때문이다. 기업체들은 이로 인해 근로자들의 불쾌지수가 높아지고 사고 발생우려는 물론 체력저하로 생산성이 크게 떨어질 것을 우려,서둘러 비상대책을 내놓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회사내 작업장 온도가 29도 이상이면 사원들의 점심시간을 20분 연장하기로 하는 등 하절기 특별건강관리 예방대책을 마련했다. 이 회사는 이미 이달초부터 각 부서내에 있는 냉온수기에 포도당 식염을 추가로 비치해 땀을 많이 흘릴 때 나타나는 근로자들의 열사병 예방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또 현장근무 작업자들을 위해 냉온수기 5백22대와 하루 4백㎏의 얼음을 생산할 수 있는 제빙기 87대를 설치,긴급 가동에 들어갔다. 선상근무자들에게는 얼음과 냉수를 지니고 마실 수 있는 휴대용 식수통을 지급했다. 현대중공업은 더위가 최고조에 달하는 오는 7월25일부터 20일간은 중식 휴게시간을 30분간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동시에 목욕탕을 전면 개방,근로자들이 냉수욕으로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했다. 7월1일부터 회사 인근 주전·관성해수욕장에 하계휴양소도 설치,근로자들의 더위를 식혀주는 배려도 잊지 않고 있다. 최근 수주물량이 급증해 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미포조선은 생산성 저하에 대비,7월부터 지급키로 한 수박 화채를 한달 앞당겨 공급할 것을 검토중이다. 포항제철은 이달부터 직원들에게 반팔형 작업복인 하절기 상의를 지급하고 제철소내 4천여대의 에어컨을 풀가동해 더위탈출에 나설 계획이다. 하루 2백kg의 얼음을 생산할 수 있는 제빙기 1백26대와 냉온수기 4백여대는 이미 현장 곳곳에 투입됐다. 하지만 회사측은 아직 여름철 현장 근로자들이 입는 냉각재킷이나 캡슐형 소금 지급은 미루고 있다. 이는 본격 여름철 무더위에 대비해 면역력을 키우기 위한 일환이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