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산업이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원석 독점공급업체인 드 비어스(De Beers)등 원석공급업체들이 직접 소매 유통업에 뛰어들고 기존 유통업체들이 다이아몬드의 브랜드화를 시도하는 등 다이아몬드 유통 판매구조에 커다란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규모는 지난해 약 5백20억달러(우리돈 약 70조원)에 달했으며 이중 절반가량이 뉴욕 맨해튼의 이른바 다이아몬드 스트리트(47가와 5-6애븐뉴사이)를 통해 미국 시장에 판매됐다.

지각변동은 드 비어스에서 시작됐다.

지난 1백여년간 아프리카 등 세계 다이아몬드광산을 독점소유하면서 세계시장에 다이아몬드를 공급하던 드 비어스는 지난 10년동안 시장점유율이 80%에서 65%선으로 크게 떨어지자 자구책 마련에 나섰고 이게 세계다이아몬드시장을 흔들어 놓고 있다.

드 비어스는 지난해 7월 베인스&컴퍼니라는 경영컨설팅회사의 경영자문을 받은 뒤 내부조직을 전면 개편하면서 1백12년간 원석 공급위주의 경영에서 탈피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 1월부터 최고급상품 유통업체인 LVMH 헤네시 루이 비통과 제휴, ''드 비어스''라는 브랜드의 다이아몬드를 직접 매장에 내놓고 있다.

드 비어스는 올해 마케팅비용으로만 1억8천만달러를 책정해 놓고 있다.

캐나다의 다이아빅 다이아몬드광산을 소유하고 있는 아버 다이아몬드사도 최근 보석유통업체인 티파니에 7천2백만달러를 투자했다.

다이아몬드산업에서 광산업체가 직접 소매상의 주식를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산업체들의 직접진출과 월마트등 중저가 백화점들의 공세적인 다이아몬드판매에 위협을 느낀 기존의 유명 다이아몬드상들은 자체 브랜드를 만들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티파니는 루시다라는 다이아몬드브랜드을 내놓았고 아스프레이&가라드와 윌리엄 골드버그가 각각 이터널과 아쇼카라는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맨해튼의 대형 다이아몬드 업체인 레오 샤크터의 경우 연간 마케팅비용으로 3백만~5백만달러를 잡아놓고 인터넷광고까지 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다이아몬드의 브랜드화가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맨해튼에서 25년간 골드플러스라는 다이아몬드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이재수 사장은 "업체들의 브랜드개발과 마케팅비용증대는 다이아몬드 가격이 최소한 10~15% 올라간다는 얘기인데 가뜩이나 비싼 다이아몬드를 사면서 웃돈을 얹어서까지 살지는 의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대형업체들은 "브랜드화는 다이아몬드를 사는데 신뢰감을 심어줄 것"이라며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브랜드화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최근 다이아몬드시장의 변화가 급류를 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