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은행거래 패턴이 크게 바뀌게 된다.

은행들이 신용대출을 늘리기 위해 여신관련 규정을 전면 뜯어고치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기업들은 특히 신용등급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한다.

은행들이 신용대출을 늘리는 대신 신용등급별 금리 차등화 폭을 넓힐 방침이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은 그만큼 이자를 많이 물어야한다는 얘기다.

또 대출기간중에도 신용등급이 올라가면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도 생긴다.

그러나 신용등급이 중요해졌다고 고의로 분식회계를 해 재무구조를 우량한 것처럼 꾸미다가는 큰일 난다.

은행들은 분식회계적발시스템을 운용하고 불법행위가 드러날 경우에는 여신회수 등 강력한 제재를 취할 예정이다.

<>한빛은행=올상반기중 신용대출 취급기준을 전면개정한다.

현재 이 은행은 자체 평가를 통해 3등급 이상 기업에만 신용대출을 해주고 있다.

앞으로는 5등급 이상 기업으로 대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한빛은행에서 4,5등급으로 판정받아 담보를 제공해야했던 2만6천여개 기업들은 앞으로는 신용만으로 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한빛은행은 또 신용등급 평가기준도 완화,되도록 많은 기업들이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등급별 대출한도도 확대할 방침이다.

올3분기에는 분식회계 기업에 대한 제재기준을 확정,분식회계가 적발된 기업은 등급을 내리고 여신중단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을 명문화하기로 했다.

또 기업에 돈을 빌려줄때 이같은 내용을 대출약정서에 반영키로 했다.

<>외환은행=기업에 대한 대출금리 체계를 완전 바꾸기로 했다.

그동안 프라임레이트(우대금리)로 사용했던 기준금리를 오는6월부터 국고채수익률이나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 등으로 바꾸기로 했다.

대출금리에도 시장의 실세금리를 반영하겠다는 얘기다.

또 신용등급에 따라 0~4%포인트씩 얹던 가산금리도 0~10%로 넓히기로 했다.

가산금리 결정방식도 바꾼다.

지금까지는 1등급부터 10등급까지 단계별로 0.5%포인트씩의 단순 차등금리를 적용했다.

그러나 앞으론 등급별 예상부도율 등을 감안해 가산금리를 결정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신용이 좋은 기업은 지금보다 금리가 1~2%포인트 낮아지고 신용이 나쁜 곳은 금리가 4~5%포인트 올라간다.

외환은행은 이같은 신용대출 금리변경을 기존 대출금에 대해서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조흥은행=현재 신용등급별 최고 5%포인트 차이가 나는 대출금리 격차를 등급에 따라 차등폭을 넓히기로 했다.

또 현재 운영중인 분식회계적발시스템을 보완,거래기업의 이상징후를 사전에 체크할 방침이다.

그러나 조흥은행은 5등급 이상 기업에 원칙적으로 신용대출을 실시하는 방안에 대해선 아직 확정짓지는 못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5등급에 포함된 기업들도 개별적인 재무구조나 현금흐름,자금활용도에 따라 신용대출을 현재도 받고 있다"며 "이를 획일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신한은행=현재 은행권이 함께 고치고 있는 여신거래기본약관이 완성되는 대로 신용등급조정에 따른 "금리조정옵션권"을 도입,적용키로 했다.

금리조정옵션권은 신용등급이 오르면 거래기업이,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은행이 각각 대출금리를 조정할 수 있는 권리다.

또 현재 운영중인 기업별 계열별 신용한도제를 포괄적으로 운용해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원활히 하기로 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분식회계 기업에 대한 제재기준은 은행권 공동으로 추진해야할 사항"이라며 "은행연합회의 신용정보망에 분식회계기업을 등록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차병석.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