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은행 정기주주총회에서 부실경영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시중은행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 은행 주총은 외부감사가 끝난 후인 3월중순 이후로 늦춰질 전망
이다.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12일 "한빛 조흥 등 공적 관리에 들어간 은행들
은 경영실적을 평가하기가 어려워 은행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적 관리대상이 아닌 신한 하나은행 등은 정부가 관여하지 않고
자기들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장 인사요인이 있는 곳은 행장자리가 빈 광주은행과 행장이 한달째
입원중인 국민은행 정도다.

은행 정기주총 일정과 관련, 이 위원장은 "종전처럼 여러 은행이 같은 날
몰아서 주총을 열지는 않을 것"이라며 "가결산을 바탕으로 주총을 급히
개최하기보다는 외부감사보고서를 받는 등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주총을
갖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2월중순에서 3월초에 하던 주총을 3월중순 이후로 미루는 은행도
나타날 전망이다.

외부전문가에게 경영을 위탁키로 한 서울은행에 대해 이 위원장은
"모건스탠리가 물색하고 있으나 사겠다는 곳은 기준에 못미치고 요구하는게
많다"며 "그렇지만 어떤 형태로든 정기주주총회 전까지 제대로 된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지배구조도 일부 개편될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 1년간 시행해본 경험을 살려 이번 주총때 보완할 것"
이라며 "15일 지배구조 관련 워크숍을 갖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주택 하나 신한은행은 잘되고 있으나 위험관리위원회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문제점도 있다"며 "앞으로 각 은행이 특성을 살려
지배구조를 차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대부분의 은행들은 이번 결산에서 대손충당금을 많이 적립해
큰폭의 결손이 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는 상당한 이익을 내게 될 것"
이라며 "주식시장에서도 제대로 평가를 받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 허귀식 기자 window@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