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경기북부지역 채소재배농가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수급차질과 함께 주요농산물가격이 급등세로 돌아섰다.

경기북부지역에서 채소를 들여왔던 서울시내 채소류 도매상들은 폭우와
교통두절로 반입물량이 끊기자 대책마련에 고심했으나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대다수가 개점휴업상태를 면치못했다.

이에따라 서울 가락시장과 시내 채소류 도매상들은 상추 오이와 배추 무 등
주요농산물 가격이 이번 폭우를 계기로 앞으로 초강세를 유지할 우려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서울가락시장에서는 상추소매가격이 근당 전일의 1천5백원에서
2천원으로 33%가 뛰었고 오이는 개당 1백50원에서 3백원으로 1백%급등했다.

알타리무는 한단에 2천5백원에서 3천-3천5백원으로 최고 40%, 쑥갓은 4kg
1상자에 3천5백-4천원에서 7천-7천5백원으로 2배가까이 올랐다.

가락시장내 서울청과의 한 관계자는 "상추 등 엽채류의 70% 가량이 경기북부
지역에서 들어온다"면서 "피해가 심할경우 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용두동 동부청과내 대성상회 관계자는 "경기북부지역 채소류
거래선이 거의 전멸했다"면서 "하루종일 운송차량을 세워놓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당분간 일감이 없어 개점휴업상태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등 서울시내 대형유통점들도 채소류 물량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은 싱싱한 채소를 싸게 구입하기 위해 일부 물량을 서울 근교
농민들로부터 직접 사들여왔는데 이번 호우로 거래선이 끊겨 고심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식품영업팀장인 성진경씨(39)는 "오늘은 야채 과일을
평소보다 크게 오른 값에 구입해 간신히 매장에 비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내일부터는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기도 어려울 것이고 값이 폭등하면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격대에 팔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농림부에 따르면 5~6일의 집중호우로 파주 의정부 동두천 양주 등지의
농경지 1만ha가 물에 잠겼다.

홍수지역에서는 채소류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들이 대거 물에 잠겨 수확이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졌다.

가락시장상인들은" 배추 무는 남부지방에서 들어오는 물량이 많아 직접적인
타격이 덜하지만 엽채류등 다른 농산물값이 폭등할 경우 같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