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칸토의 좌초는 숙녀복분야 계열사인 까슈의 무리한 사업확장과 IMF
구제금융 이후 가속된 금융권의 대출금 회수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90년 별도법인으로 출범한 까슈는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2배
가량 늘어난 2천억원으로 늘려 잡는 등 공격적 경영을 펼쳤으나 경기침체로
모기업 엘칸토까지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았다.

엘칸토는 올중반부터 까슈의 차입금 연대보증에 대한 종금사의 상환압력에
시달리게 됐고 하청업체들 사이에 이 소문이 퍼져 그룹전체가 벼랑끝으로
내몰렸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올해 부산 미화당 백화점을 임차해 브이-익스체인지 2호점을 개점
했는데 2백억원대의 임차비 뿐만아니라 인테리어비용으로 70억원을 투자한
것등도 화근이 됐다.

엘칸토는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경기 하남시의 공장부지(싯가
2백50억원 상당)를 매각하고 직원들의 상여금반납 등의 자구노력을 쏟아
왔으나 금융권의 대출금회수가 겹쳐 화의신청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
했다.

<> 계열사 현황 =엘칸토그룹은 김용운회장이 지난 57년 설립한 미진양화점
(현 엘칸토)을 모태로 출발했다.

현재는 모기업인 엘칸토와 무크 월다크 까슈 등 4개 개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금강제화와 에스콰이아에 버금가는 제화 3사의 하나로 지난해 그룹매출액은
4천9백32억원.

화의신청한 엘칸토 까슈 월다크 등 3개사의 총자산은 3천7백70억원, 부채는
2천5백70억원이다.

엘칸토그룹은 90년대 들어 구두에서 잡화 의류 패션전문점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몸집을 키웠다.

특히 지난 92년 신세대를 겨냥한 캐릭터캐주얼 패션브랜드 "무크"를
선보인데 이어 94년 신세대 패션전문점 "브이-익스체인지"를 개설해 구두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 엘칸토 상품권은 어떻게 되나 =상품권을 사용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엘칸토는 밝혔다.

이 회사 박영규상무는 "화의신청 후에도 지속적인 자구노력을 통해 영업
정상화를 꾀할 방침"이라며 "상품권 소지자는 물론 일반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전국매장은 정상영업을 계속한다"고 말했다.

또 상품권법상 발행회사가 보증보험에 강제 가입하도록 규정돼 있어 최악의
경우에도 액면가의 70%를 보전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엘칸토가 올해 경기도청에 등록한 상품권 발행규모는 2천9백79억원대이다.

엘칸토 상품권은 올 하반기부터 자금악화설이 유포되면서 명동 등
블랙마켓에서 35%까지 할인된 가격에 판대됐다.

< 손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