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16일 기아 인수 가능성과 관련, "부도 유예기간 2개월 동안
경영정상화가 될 수도 있는 만큼 이 시점에서 인수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밝혔다.

삼성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지금은 국민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기아를 정상화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전제, "국내 자동차
산업의 발전과 기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태가 수습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또 삼성이 제2금융권을 통해 기아를 흔들었다는 설이 시중에 돌고
있는 것과 관련, "음해하는 세력에 의해 유포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일축했다.

한편 LG그룹은 이날 "채권은행단이 기아자동차 등 기아그룹 주력계열사의
제3자 인수를 추진하더라도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LG 고위 관계자는 "전자 정보통신 업종에 주력한다는 그룹 방침과도 맞지
않는데다 구본무회장이 최근 공.사석에서 자동차업종에 진출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기아 인수의사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와 대우는 이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제3자 인수가 추진될 경우 국내 4대그룹 외에는 기아
인수능력을 가진 기업이 없는 만큼 이들 그룹간 물밑 눈치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권영설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