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능숙한 운전자라해도 길을 모르면 "장님"과 마찬가지다.

도로망이 거미줄처럼 복잡하고 특히 일방통행로까지 곳곳에 건설해 놓고
있는 서울등 대도시에서는 안내표지판을 따라가는 것도 쉽지 않다.

목적지를 쉽게 안내해 주거나 정체구간을 피해 한가한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로를 제시해 줌으로써 운전자들의 이런 고통을 덜어주는
첨단장치가 곧 증장한다.

이른바 차량항법장치(카 내비게이션 시스템)가 그것으로 하늘에 떠있는
인공위성을 이용, 가야할 목적지를 가장 빠른 경로로 안내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 장치가 실용화될 경우 운전자는 어떤 편리함들을 누리게 될까.

우선 초행길이라도 운전중에 길을 잃을 염려없이 안심하고 주행할 수 있게
된다.

자동차 운전석 앞에 장착된 모니터를 보며 전자지도상의 특정부분을 확대
하거나 전체를 축소해 다양한 방법으로 지도를 보면서 운전할 수 있기 때문
이다.

또 운전자는 목적지의 주소를 입력해 그 위치를 지도에서 찾아낸 후 거기
까지 이르는 주행경로를 시뮬레이션으로 볼 수도 있다.

무선팩스와 호출기능을 이용해 각 지역의 정체 사고, 도로공사, 날씨등
각종 교통정보를 수신해 모니터에 띄움으로써 사전에 우회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밖에 목적지에 이르는 도로주변의 휴게소 주유소등 각종 시설물들을
안내해 주는 기능, TV및 라디오 수신기능, 오디오및 CD플레이어등의 기능
까지 갖추고 있다.

일본 미국등 선진국에서 이미 개발을 완료, 실용화하고 있는 이 기술은
국내에서도 빠르면 올말께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전자는 현대자동차 연구소와 공동으로 지난 89년부터 이 기술 개발을
진행해와 현재 실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는 5,000대 1 축척의 전국지도망을 전자지도에 담은 차량항법장치를
개발, 내년초부터 실용화할 계획이다.

대당 200만원선인 이 회사의 차량항법장치는 인공위성 측위시스템외에도
모니터를 통해 TV및 라디오 수신기능, 한국이동통신과 연계한 교통정보
수신 기능등이 포함돼 있다.

현대는 이 기능을 쏘나타 이상 중.대형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쌍용정보통신의 차량항법장치도 인공위성 시스템을 이용, 자기차의 위치를
확인하고 목적지까지 최단거리를 자동 탐색해주는 항법기능을 갖고 있다.

이 시스템은 또 <>목적지까지의 도로주변에 있는 각종 시설물 안내 <>무선
팩스와 호출기능등을 이용한 문자정보및 교통정보 수신 <>핸드폰을 이용한
PC통신및 인터넷 접속 <>TV수신및 각종 컴퓨터 게임 <>오디오및 CD플레이어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쌍용은 이 차량항법장치를 빠르면 10월부터 시판할 계획이다.

이 장치는 또 쌍용자동차가 내년말께 선보일 승용차 W카에 장착된다.

대당 가격은 240만원선으로 알려져 있다.

LG정밀은 기아자동차와 연계해 오는 97년 7월 완성차에 장착된 전장품
형태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부품업계에서는 만도기계가 유일하게 개발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93년부터 액정화면이 내장된 전장품 형태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해와 올말까지 시제품을 선보인 뒤 97년 하반기부터 본격 시판할 계획
이다.

만도는 도화엔지니어링이 개발한 전자지도를 기본으로 110만~220만원대의
다양한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 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