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쌀회담에서 남한측이 북한에 모두 15만t의 쌀을 제공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북한에의 쌀제공이 국내쌀수급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이 쌀재배면적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정부미재고량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쌀재배면적은 지난 90년이후 연평균 3만5천ha씩 감소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쌀 생산량이 소비량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0년이후 쌀생산량은 3.2% 감소한 반면 식량용소비량은 이 기간중
1.8%씩 줄어들었다.

때문에 앞으로 벼재배면적감소가 가속화될 경우 식량용자급이 곤란해질지도
모른다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우리나라의 정부미재고량은 16일현재 9백44만3천만섬에 달하고 있다.

이중 일반벼가 7백42만섬3천섬, 통일벼가 2백2만섬이다.

이같은 정부미재고량은 정부미방출로 오는 10월말께 6백16만6천섬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민간보유물량을 합하면 10월말께 재고량은 7백1만1천섬에에 달한다.

적정비축물량 6백만섬을 빼면 1백섬정도를 북한에 보낼 수 있다는 계산
이다.

이 물량는 북한측에 보내기로한 15만t(1백3만4천섬)과 맞먹는 물량이다.

남한측이 북한측에 보내기로한 1백만섬에서 정부의 정부미재고에 공식적
으로 잡히지 않는 민간보유물량 84만5천섬을 빼면 실제잉여물량은 16만
6천섬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북한에 보내기한 정부미가운데 통일벼(2백2만섬)와 올해
우리나라가 외국으로부터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외국쌀(35만섬)을 비롯
89년산 일반미(85만2천섬)는 제외되어 있어 장기적으로 볼때 국내쌀수급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통일벼는 식량용으로 사용하기 어려운데다 북한에 보내기로한 92년 및
93년산을 제외한 일반미로는 곡가조절기능에 한계가 있어 장기적으로 국내
쌀값 상승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통일벼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가공용수요를 충당해야 한다.

지난 92년 생산이 중단된 통일벼재고는 오는 10월말께 1백35만섬으로
급격히 감소한후 빠른 시일안에 바닥을 드러낼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통일벼가 바닥을 드러내면 수입쌀이나 일반미로 가공용수요를 충당해야
한다.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식량용일반미는 그만큼 줄어든다는 이야기이다.

농림수산부관계자는 올해와 내년에는 그런대로 현재의 보유물량으로 버틸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문제는 올해의 쌀작황이다.

농림수산부관계자는 올해의 쌀작황이 앞으로 쌀 수급의 관건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의 쌀생산량이 앞으로의 재고에 크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농림수산부가 잡고 있는 올해 쌀 예상생산량은 3천5백13만4천섬이며
수요량은 3천6백50만4천섬이다.

만약에 올해나 내년에 가뭄이나 수해로 흉작이 들 경우 북한쌀 공급에
따른 부담을 안아야 한다는 현실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김시행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