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관 "한미연합훈련은 軍 의무, 계속해야"…조정론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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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서 연합훈련 진행 합의"…정동영에 반박
"전작권 전환, 현재 유효한 조건인지 확인해야"
주한미군은 현 수준 2만8500명 유지 재확인
"전작권 전환, 현재 유효한 조건인지 확인해야"
주한미군은 현 수준 2만8500명 유지 재확인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이 12일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한반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훈련을 계속해야 한다.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숭고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한미 연합훈련 문제도 필요하다면 미국의 전략적 레버리지(지렛대)에 도움이 된다면 고민할 수 있다"고 했는데 정작 미군은 연합훈련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연합훈련이 다른 동맹과 차이점…전작권 전환, 유효한 조건인지 확인해야"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가 연 웨비나에서 "한반도에서 준비 태세를 유지해야 우리가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연습을 계속해서 한반도에서 달성할 수 있는 모든 준비 태세의 초석이 돼야 한다"며 "고되고 실질적인 훈련을 할 수 있다는 게 다른 동맹과 한·미동맹의 차이점"이라고 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SCM(한미안협의회의)·MCM(한미군사위원회회의) 당시 이같은 사실을 조명했다"라고 강조했다. SCM과 MCM은 한미 군 당국 간 최고위급 협의체로, 양국 군 당국이 한미연합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하기로 뜻을 모았다는 얘기다. 반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10일 간담회서 "훈련은 한반도 평화 달성을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될 수 없다"며 훈련 조정 의사를 재차 밝혔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관련해선 "과거 체결한 조건이 현재 유효한 조건인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브런슨 사령관은 "전작권 전환에 대한 타임프레임(일정)이 상부 지침으로 내려왔다"라면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전작권 전환에 대한 여건과 조건이 바뀌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은 전작권 전환의 시점을 이재명 정부 임기 내에 이뤄내는 데 집중해선 안 된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한국의 전작권 전환 추진이라는 목적을 바꾸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가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서 어떤 것이 중요한지를 설정해야 한다"며 "향후 전작권 전환이 이뤄짐으로써 한반도에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등 미래 문제에 대해서도 지금부터 미리 논의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작권 전환을 위해선 △최초작전운용능력(IOC) 검증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 등 3단계를 거쳐야 한다. 양국 국방장관은 현재 진행 중인 2단계(FOC) 검증을 내년 마무리 짓고, 마지막 단계(FMC) 검증으로 넘어가기로 합의했다. 1, 2단계는 여러 능력을 수치화해 평가하는 정량 평가인 반면 3단계는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정성평가다. 일각에선 한미 통수권자가 전작권 전환에 일치된 의견을 밝히면 언제라도 마무리할 수 있는 단계로 평가한다.
"워싱턴·서울 정책결정권자들, 기지 와봐야"
브런슨 사령관은 특히 한국과 미국 정부를 겨냥해 "정책결정권자들이 가끔 한국이 '인태(인도태평양) 지역에 있는 것을 까먹는 것 같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한반도에 대한 정책 결정은 워싱턴에서, 서울에서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직접 기지를 방문해 봐야 한미동맹을 제대로 이해하고 70여년의 세월 동안 어떤 이점을 줬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런슨 사령관은 향후 주한미군 병력 규모를 앞으로 유지해 나갈 것이란 입장도 재확인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우리는 주한미군을 2만8500명을 최소치로 두고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 주한미군의 규모를 일방적으로 줄이는 데 제약을 두는 내용을 담은 내년도 미국 국방수권법안(NDAA) 최종안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을 통과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미군의 역할을 지상전뿐만 아니라 사이버, 전자전, 우주전, 공중전, 해상전 등으로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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