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노스페이스마저…패딩 충전재 신뢰성 논란 확산

거위털 보고 샀는데 오리털
성수기 맞은 패션업계 '노심초사'

국내 1위 아웃도어 브랜드인 노스페이스가 패딩 충전재 오기 논란에 휩싸이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가 패딩의 소재 신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영하권 날씨로 패딩 판매량이 급증하는 시기인 만큼 패션업계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전날 노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영원아웃도어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모든 유통 채널의 다운 제품 판매 물량 전체에 대한 전수 조사를 통해 충전재 혼용률이 오기재된 제품 13개를 확인해 수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1996 눕시, 클라우드 눕시, 노벨티 눕시 등의 제품은 가수 전소미, 배우 차은우가 착용해 홍보했던 인기 모델이다.

이번 문제는 한 고객이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 올린 문제 제기에서 시작됐다. 이 고객은 “거위 솜털 80%, 깃털 20%로 온라인상 표기된 패딩을 구매했는데 실제 제품에는 재활용 오리털을 썼다고 기재돼있다”고 지적했다. ‘구스다운’으로 불리는 거위털 패딩은 오리털보다 비싼 충전재다.

무신사는 노스페이스를 포함한 주요 브랜드의 패딩 제품을 검수했고, 그 과정에서 13개 노스페이스 제품의 상세 설명이 오기재된 것을 확인했다. 무신사측은 “노스페이스가 새 시즌 제품을 발매한 후 외주 판매 대행사가 정보를 업데이트하면서 기존 충전재 정보를 정확히 수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패딩 소재 논란은 지난해 말에도 벌어졌다. 무신사가 일부 브랜드 패딩 제품의 덕다운(오리털)이 실제 표기된 것보다 현저히 적게 들어갔거나 다른 소재가 사용됐다고 발표하면서다. 당시 오리털 가격이 비싸지자 일부 업체들이 단가를 낮추기 위해 시험 성적표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노스페이스는 제품에 직접 표기된 소재와 실제 소재가 다른 사례는 아니다. 다만 온라인 상세 설명에 표시된 것을 보고 ‘구스다운(거위털)’ 이리라 믿고 샀다가 속은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무신사에 따르면 노스페이스 외에 다른 브랜드에서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성수기를 맞은 패션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패딩 소재 논란이 확산할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아웃도어 브랜드 고위 관계자는 “1년 중 가장 중요한 시기인 만큼 각 매장서 소재 안내를 정확히 하라고 지시했다”며 “고가 명품 패딩으로 수요가 빠져나갈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