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사 "韓, 중국·미국 관계 '병렬 발전'이 근본적 이익에 부합"

다이 빙 "미국, 중한 관계 발전에 가장 큰 영향"
"中, 다른 국가에 편 들어달라 한 적 없어" 美 우회 비판

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5-2026 한중관계 회고와 전망 심포지움에서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가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이 빙 주한중국대사(사진)가 5일 "한국은 대중(對中) 관계와 대미(對美) 관계를 병렬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근본적인 이익에 가장 부합할 것"이라며 "한국은 이를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최근 한국으로부터 대중 견제 참여를 요청하자, 이에 대응 성격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이 대사는 이날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주최로 열린 '한중관계 회고와 전망 심포지엄'에서 "중국과 한국은 가까운 이웃이자 긴밀한 협력 동반자"라며 "한국과 미국은 동맹 관계"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한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 동반자로 우호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양국의 근본 이익에 부합하며, 양국 대다수 국민의 뜻"이라고 했다.

특히 한국과 미국과의 관계가 중국의 관계에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다이 대사는 "미국은 중한 관계 발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외부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한 관계는 독립적이고 자주적이며 제3자의 영향을, 제3자를 겨냥하지 않는다"며 "또한 제3자에 의해 제약받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중 관세전쟁 등 미국의 중국 제재에 대해선 "미국이 부당하게 중국의 발전을 억압하고 억제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이 대사는 "미국은 이기적이고 패도적으로 행동하며 세계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며 "최근 세 전쟁, 무역 전쟁, 과학기술 전쟁은 중국을 무너뜨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중국을 더욱더 자립적이고 자신감이 있으며 개방적이고 또한 번영하게 만들 뿐"이라고 했다.

이어 "중미 관계는 세상에서 가장 복합적이고 또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라는 것"이라며 "중미 양국 관계에서 경쟁 속에 협력이 있고, 협력 속에 경쟁 또한 존재한다. 중국은 단 한 번도 다른 나라 보고 중미 간에 편을 서달라고 요구한 바 없다"고 했다. 미국이 지난 10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국에게 대중 견제에 동참하라는 요구를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다이 대사는 지난 10월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참석과 한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중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정상의 중요한 합의를 잘 이행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고양하며, 이견을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양국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강력한 동력을 불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이 대사는 "중한 관계가 직면하는 난제 중 하나는 국민 간 우호 감정이 약화하는 것"이라며 "그 원인은 역사 문화적 갈등, 경제 사회 구조의 변화, 인터넷 시대 특성 등 매우 복잡하다"고 했다. 이어 "양국은 이 문제를 매우 중요시한다"며 "서로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을 확립해 양국 각 계가 한마음 한뜻으로 오랜 노력을 쌓아야 한다"고 전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