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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쥐꼬리 예·적금'은 안녕…이젠 ELB·ELD로 돈 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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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er Story
    원금보장 주가연계 상품 인기

    저금리 속 강세장
    예금 대체상품 부각

    올 ELB 19.5조원 발행
    작년보다 19.4% 증가
    대부분 국공채 매입
    일부는 위험자산 투자
    증시 상승 땐 수익률 쑥

    특정 지수 연동 ELD
    코스피200 성과 따라
    年 6% 수익률 가능

    원금은 보장되지만
    중도해지 수수료 있어
    금리 인하가 본격화한 가운데 주식시장의 강세장이 이어지자 ‘쥐꼬리 이자’를 주는 은행 예금을 대체할 만한 투자처를 찾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원금을 지켜야 하는 보수적 투자자도 예외가 아니다. 개별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직접 투자하진 못하더라도 증시 호황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주가 연계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원금은 보장하되 예금 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건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와 지수연동예금(ELD) 판매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이유다.
    그래픽=이은현 기자
    그래픽=이은현 기자

    예금 대체 투자처로 주목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발행된 ELB 규모는 총 19조49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조3300억원)보다 19.4% 커졌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 판매액도 5조2684억원(23일 기준)에 달해 지난해 전체 판매액(4조4252억원)보다 많았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ELD 판매액(8조8341억원)도 지난해 전체 기록(7조3733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ELB와 ELD는 모두 원금은 보장하되 수익률이 기초자산에 따라 결정된다. 투자금 대부분은 안전자산인 국공채를 사들여 운용하고 일부를 위험자산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노린다. ELB는 코스피200과 S&P500 등 주요 지수, 삼성전자·엔비디아 등 개별 주식 가격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 키움증권이 최근 판매 중인 ‘키움 ELB 980호’는 만기일에 삼성전자 주가가 지금보다 두 배 넘게 오르면 연 5.01%, 그렇지 않으면 연 5% 이자를 받을 수 있다.

    ELD는 특정 지수만 수익률에 연동되도록 설계된다. 하나은행이 판매 중인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25-20호’(고수익 추구형)는 투자 기간 코스피200 지수 상승률이 20% 이하를 기록하면 최고 연 6.55% 금리를 제공한다. 조건으로 걸어놓은 변동 범위에서 지수 상승률이 높아질수록 수익률이 올라가는 구조다. 다만 코스피200지수가 기준일(10월 26일)과 똑같거나 이보다 하락한 경우, 투자 기간 지수 상승률이 한 번이라도 20%를 초과한 경우엔 연 1.75% 이자를 받는다.

    ‘역대급 불장’에 덩달아 인기

    이들 상품이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단순한 예금으로는 자산 증식을 기대하기 어려워져서다. 거듭된 금리 하락에 시중은행에선 연 3%대 이자를 주는 예금은 씨가 마른 지 오래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은 기본금리가 평균 연 2.25%, 최고금리가 평균 연 2.57%에 그친다. 기준금리(연 2.5%)와 별 차이 없는 이자에 ‘예테크(예금+재테크)족’의 실망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 같은 상황에 주식시장의 역대급 활황이 펼쳐지자 ELB와 ELD로 쏠쏠한 수익을 거둘 만하다고 판단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24일 3941.59까지 오르며 또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올해 들어서만 64.2% 뛰었다. 미국 나스닥지수(19.9%)와 S&P500지수(15.3%)도 올해 사상 최고 기록을 여러 차례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진영 신한프리미어 패밀리오피스 반포센터 PB팀장은 “증시 호황이 계속되자 ELB, ELD 투자로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원금 손실을 피하는 게 최우선인 투자자에게는 대안이 될 만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원금만 챙겨야 할 수도

    원금 보장형 상품임에도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ELB는 ELD와 달리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발행사(증권사)가 파산하면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기초자산이 우량해 당초 정해진 수익 조건이 충족됐더라도 원금 상환 의무는 이 상품을 발행한 증권사에 있기 때문이다.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다. ELB는 기초자산 가치가 떨어지면 원금만 챙겨야 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신한투자증권이 청약을 진행 중인 월 지급식 ELB(제3735호)는 삼성전자 주가가 기준일인 10월 31일보다 10% 밑으로 떨어진 달에는 이자(원금의 0.422%)를 받지 못한다.

    ELD는 최저금리가 정해져 있지만 증시가 서서히 상승할 때 최고 수익률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증시가 고점에 도달했거나 가파른 상승 국면 초입에 투자하면 수익률이 기준금리보다 낮을 수 있다. 국민은행이 7월 판매한 ‘KB Star 지수연동예금 25-3호(KOSPI200 상승낙아웃형)’는 최고금리가 연 11.5%지만 투자 기간 한 번이라도 코스피200지수가 10% 넘게 오르면 연 2% 금리만 받도록 설계했다. 이 지수가 가입했을 때보다 하락(만기일 기준)하면 수익률은 연 1.5%에 그친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초와 달리 지금은 수익률이 저조할 수 있다”며 “ELB는 증시가 조정받으면 원금만 돌려받아야 할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ELB와 ELD 모두 중도 해지는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수수료를 떼기 때문에 원금보다 적은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어서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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