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들, 트럼프와 7시간반 골프 회동…"관세·투자 등 폭넓은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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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현직 대통령과 사상 첫 골프 라운드
손정의가 초청…'스타게이트' 韓·日·대만 기업 총출동
트럼프 오후 5시께 떠나…총수들은 버스로 단체 이동
사실상 민간 외교무대, 대미투자·마스가 등 논의한 듯
손정의가 초청…'스타게이트' 韓·日·대만 기업 총출동
트럼프 오후 5시께 떠나…총수들은 버스로 단체 이동
사실상 민간 외교무대, 대미투자·마스가 등 논의한 듯
◇ 예상보다 길었던 ‘골프 회동’
이날 골프 회동은 예상 시간을 훌쩍 넘어 7시간35분 동안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장을 빠져나온 시간은 오후 4시50분. 통상 그가 5~6시간 만에 골프를 끝내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기업인과 한 조에서 치지 않았더라도 경기 전후, 식사, 휴식 시간 등에 돌아가며 대화했을 것으로 산업계는 추정한다.
백악관은 이날 각 팀을 미국 정부 관계자 1명과 미국 골프 선수 1명, 기업인 2명 등으로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한 조에서 골프를 친 기업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백악관은 기자단의 확인 요청을 거부했다. 다만 기업 규모와 미국 투자 액수 등을 감안할 때 삼성, 현대차 등 국내 기업인이 트럼프 대통령과 동반 라운드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이가 많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370억달러(약 52조원)를 들여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고, 현대차그룹은 260억달러(약 37조원)를 투입해 루이지애나 일관제철소와 조지아주 자동차 공장 증설 등을 추진 중이다. 한화그룹은 한·미 조선업 협력의 상징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 2차 뒤풀이는 손정의 회장이 주재
이번 골프 회동을 주선한 이는 손 회장이다. 손 회장은 이날 골프 회동 직후 마러라고리조트에서 70여 개 기업이 참여하는 투자 유치 행사를 주최했다. 이 회장 등 기업인도 골프 회동 후 검은색 리무진 버스를 타고 행사가 열린 팜비치섬의 5성급 호텔로 함께 이동했다.손 회장이 골프 회동 주선자가 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향후 4년간 5000억달러(약 715조원)를 들여 미국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그가 주도하고 있어서다. 미국 인공지능(AI) 역사상 최대 인프라 투자로 꼽히는 이 프로젝트는 여러 글로벌 기업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손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내세워 해외 기업인을 불러모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스타게이트는 ‘마가’를 위해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는 프로젝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프로젝트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를 대거 공급하는 핵심 파트너사로 합류했다. 이번 만남에서 스타게이트 협력 방향을 구체화하고, 추가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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