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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병준의 관세이야기] 환율 1400원 시대, 면세점이 더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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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철강이나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같은 주요 산업 제품에 최대 100%까지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해서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여기서 말하는 '관세'가 무엇일까요? 쉽게 말하면 외국에서 들어오는 물건에 붙는 세금으로 수입품에는 세금이 붙어서, 국내 제품보다 더 비싸지는 거죠.

    그러면 우리가 해외여행 갈 때 자주 들르는 면세점은 어떨까요? 면세점은 이름 그대로 세금을 면제받는 곳으로 면세점에서 파는 물건은 '정식으로 우리나라 안에 들어온 물건’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세금이 붙지 않아요. 그래서 국내 매장에서 파는 것보다 조금 더 싸게 살 수 있는 거죠. 예를 들어, 백화점에서 100만 원 하는 가방이 면세점에서는 80만 원 정도일 수도 있어요.
    [변병준의 관세이야기] 환율 1400원 시대, 면세점이 더 비싸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게 환율이에요. 면세점 가격은 대부분 달러(USD) 기준으로 정해져 있어서, 환율이 오르면 원화로 계산할 때 가격이 더 비싸집니다. 예를 들어, 향수가 100달러인데 환율이 1,300원이면 13만 원이지만, 환율이 1,450원이면 14만 5천 원으로 바로 올라가요.

    “그럼 환율은 언제 기준으로 계산되는데?” 이런 생각 들죠? 우리가 카드를 긁으면 달러로 결제되고, 카드사가 원화로 바꿔서 청구하는데요. 이때 적용되는 환율은 결제 당일이 아니라, 카드사에서 매입하는 시점(보통 1~3일 뒤)이에요. 그래서 그 사이 환율이 오르면 청구금액이 더 나오고, 내리면 줄어듭니다. 여기에 해외결제 수수료(보통 1~2%)까지 붙으니까 실제 청구금액은 표기된 금액보다 조금 더 비싸게 나올 수도 있어요.
    [변병준의 관세이야기] 환율 1400원 시대, 면세점이 더 비싸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게, 시내면세점이랑 공항면세점은 환율 적용 방식이 달라요. 시내면세점(롯데, 신라, 현대 같은 곳)은 하루나 일주일 단위로 정한 고정 환율을 쓰고, 공항면세점(롯데, 신라, DF 등)은 실시간 환율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같은 날이라도 시내면세점은 1달러 = 1,340원, 공항면세점은 1,360원으로 계산될 수도 있죠. 결국 같은 물건이라도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실제 결제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에요.

    반대로 국내 매장은 환율 영향을 바로 받지는 않아요. 이미 원화 기준으로 가격이 정해져 있고, 보통 분기나 반기 단위로 환율을 반영하거든요. 그래서 환율이 갑자기 확 오를 때는 오히려 국내 매장이 더 싸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요즘처럼 달러 환율이 1,400원대 이상으로 높을 땐, 면세점 물건이 환율 + 수수료 + 결제 시점 차이 때문에 오히려 국내 정가보다 비쌀 수도 있어요.

    "면세점이니까 무조건 싸겠지"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국내 매장, 시내면세점, 공항면세점 가격을 환율 기준으로 미리 비교해보는 게 현명한 소비 방법이 되겠습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변병준 관세사(조인관세사무소 대표 관세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변병준 필진
    관세청 관세사(20기, CCA)
    미국선물협회 선물거래중개사(AP)
    조인관세사무소 대표 관세사
    KBS 관세, 무역 전문패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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