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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의원 수준이"…국감 막말 추태에 돌아선 민심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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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말 고성에 욕설까지 난무하는 국감장
    "대한민국 국회의원들 수준" 국민 한숨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 중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문자메시지 공개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 사진=뉴스1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 중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문자메시지 공개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 사진=뉴스1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 이뤄진 국회 국정감사에서 건설적인 정책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시민들의 기대가 산산조각이 나는 모양새다. 반말 고성에 욕설까지 이제는 낯설지도 않을 지경의 추태가 반복되면서다.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문자 / 사진=국회방송 유튜브 캡처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문자 / 사진=국회방송 유튜브 캡처
    지난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감에서는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 간 비방전이 벌어졌다. 김 의원은 박 의원이 지난달 5일 자신에게 "에휴 이 찌질한 X아!"라고 보낸 문자메시지를 국감장에서 공개했다. 박 의원의 전화번호도 고스란히 노출됐다.

    박 의원은 김 의원의 문자메시지 공개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일 김 의원이 자신의 멱살을 잡는 등 실랑이가 있었고, 이를 풀기 위해 김 의원에게 문자를 보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이를 무시했고, 다음 회의에서 자신의 가족 사안을 공격해, 이같은 메시지를 보냈다고 했다. 김 의원이 보낸 "이 찌질한 XX야"라는 답장도 삭제된 채로 공개됐다고 박 의원은 주장했다.

    또 이번 국감 정회 중 박 의원이 김 의원에게 욕설한 녹취록도 최민희 과방위원장에 의해 공개되기도 했다. 당시 박 의원은 "이 한심한 XX야"라며 "나가라"라고 했다. 동료 의원이 "박 의원, 그렇게 욕을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하자, 박 의원은 "가만히 계시라"며 "그 전에 멱살 잡고 이러는 것 봤냐"고 반문했다. 최 위원장은 박 의원의 퇴장을 명령했지만, 박 의원은 이를 거부했다.

    같은 날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은 반말 고성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발언을 제지하려는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을 향해 "조용히 해"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왜 자꾸 반말을 하냐"고 항의했다. 박 의원은 "나는 옛날부터 너한테 말 내렸어"라고 다시 반말하며 소란이 이어졌다. 전날에도 법사위에서 신 의원은 반말로 고성을 지른 서영교 민주당 의원에게 "조용히 하라고, 서영교"라고 맞받았었다.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질의하며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 사진=뉴스1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질의하며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 사진=뉴스1
    전날 역시 법사위 국감에서 친여 성향의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겨냥한 '조요토미 희대요시'(도요토미 히데요시) 사진을 들어 보인 것도 빈축을 샀다. "친일 사법"이라고 원색적 비난을 쏟아낸 최 의원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도 본질에서 벗어난 질의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민이 궁금해하는 본질적 답변을 끌어내는 회의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방위 국감에서도 욕설과 고성이 오가며 파행을 빚었다.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이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내란'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고, 이에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강력히 반발하면서다. 설전 도중 "지X"이라는 욕설도 나왔다. "왜 지X이야", "내란이 지X이지" 등이다. 국감장에 출석한 국방부 공무원 중에서는 여야 의원들의 설전에 고개를 떨구거나 눈을 질끈 감기도 했다.

    보도를 접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한숨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들은 "이런 게 의원이라고", "대한민국 국회의원들 수준", "건설적인 정책 논의는 기대할 수가 없는 건가" 등 반응을 보였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14일 라디오에서 "거의 막장으로 가더라. (국감장이) 추태의 장소"라고 지적했다.

    국감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은 매년 깊어지는 분위기다. 2024년 국감 이후 한국갤럽이 성인 남녀 1005명에게 국감 성과 여부를 물은 결과 '성과가 있었다'는 응답은 22%에 그쳤다. '없었다'는 51%에 달하며 과반이었다. 2023년에도 한국갤럽이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같은 내용의 조사에서 '성과가 있었다'고 대답한 비율은 전체의 15%에 불과했다. 49%는 '성과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홍민성 기자
    안녕하세요. 홍민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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