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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년 우정의 실...예술을 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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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유 예술 역사학자 모니크 레비-스트로스 & 셰일라 힉스 인터뷰

    <방랑하는 실(Le fil voyageur)>
    2026년 3월 8일까지

    고대 안데스 직물과 셰일라 힉스의 만남
    섬유 예술의 선구자 셰일라 힉스(Sheila Hicks)와 섬유 예술 역사학자 모니크 레비-스트로스(Monique Lévi-Strauss)의 60년 우정과 섬유에 대한 열정을 조명하는 전시가 9월 30일부터 2026년 3월 8일까지 파리 케 브랑리 박물관(Musée du Quai Branly)에서 열린다. 케 브랑리 박물관은 2006년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주도로 설립되었으며,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한 예술과 문명의 공간으로 파리 에펠탑 옆 센 강가에 위치해 있다.
    케 브랑리 박물관 전경 / 사진. Vincent mercier © musée du quai Branly – Jacques Chirac
    케 브랑리 박물관 전경 / 사진. Vincent mercier © musée du quai Branly – Jacques Chirac
    이번 전시에서는 케 브랑리 박물관이 소장한 라틴 아메리카의 전통 직물과 셰일라 힉스의 작품이 함께 전시되었다. 이 전시는 실과 직물에 대한 셰일라 힉스와 모니크 레비-스트로스 두 사람의 깊은 우정을 보여주며, 그들의 섬유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국경, 시대, 문화적 차이를 넘어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1968년 파리에서였다. 우정 어린 대화와 섬유에 대한 공동의 관심은 곧 학문과 예술의 협업으로 이어졌고, 1973년 모니크 레비-스트로스는 자신의 첫 저서로 셰일라 힉스의 예술가로서의 삶을 조명한 전기를 집필했다. 이 책은 이번 전시를 기념해 52년 만에 새롭게 재출간되었다.

    전시 프리뷰에서는 모니크 레비-스트로스와 셰일라 힉스가 참가하여 직접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90대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섬유에 대한 강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모니크 레비 스트라우스(Monique Lévi-Strauss, 99세)와 셰일라 힉스(Sheila Hicks, 91세), 2025년 9월 29일 / 사진. Léo Delafontaine © musée du quai Branly – Jacques Chirac
    모니크 레비 스트라우스(Monique Lévi-Strauss, 99세)와 셰일라 힉스(Sheila Hicks, 91세), 2025년 9월 29일 / 사진. Léo Delafontaine © musée du quai Branly – Jacques Chirac
    섬유미술과 섬유사 연구의 거장인 두 인물을 만난 장소는 박물관 내에 위치한 마르틴 오블레 아틀리에(L’Atelier Martine Aublet)였다. 이곳은 혁신과 예술 실험이 열려 있는 공간으로, 전시 작품과 초대 인물의 세계가 교차하는 호기심의 공간(cabinet de curiosités)이다.

    이번 전시는 지구에서 가장 긴 산맥인 라틴 아메리카 안데스 지역의 고대 직물에서 영감을 받은 셰일라 힉스의 작품들과 케 브랑리 박물관이 소장한 고대 섬유 예술품을 함께 선보였다. 이를 통해 전통과 현대, 역사와 개인의 이야기가 만나 새로운 감동을 전해주었다.

    고대 라틴 아메리카 직물에 대한 관심과 사랑

    1934년 미국에서 태어난 셰일라 힉스(Sheila Hicks)는 예일대학교(Yale University)에서 시각 예술을 전공했으며, 일찍부터 선사시대 중남미(선 콜럼버스 시대)의 직조물이 지닌 복잡한 구조와 섬세한 기법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고 한다.

    이후 칠레 가톨릭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며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남아메리카 여러 나라를 여행하게 되었고, 이러한 여정은 그녀의 예술 세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1959년에는 멕시코의 한 양봉 목장에서 머무르며 라틴 아메리카의 문화, 특히 섬유 예술에 대한 관심을 더욱 깊이 있게 확장하게 되었다. 이후 1964년, 파리에 정착하며 본격적인 섬유 예술 작가로 국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셰일라 힉스가 설명하는 전시

    “나의 미니므(Minimes) 시리즈의 미니어처 작품들은 단순한 섬유의 파편이 아닙니다. 실이 세로와 가로로 얽히기도 하고 감기기도 하면서 만들어낸 일종의 스케치이자, 나의 창의적인 여정을 기록한 여행 노트와 같은 존재입니다”
    셰일라 힉스, 미니므(Minimes) 시리즈 / 사진. Léo Delafontaine © musée du quai Branly – Jacques Chirac
    셰일라 힉스, 미니므(Minimes) 시리즈 / 사진. Léo Delafontaine © musée du quai Branly – Jacques Chirac
    전시는 셰일라 힉스의 작품을 페루 고고학 문화권에서 전해진 태피스트리와 나란히 배치하며, 실과 구조가 어떻게 공간을 형성하고, 직조와 건축이 어떻게 서로를 반영하는지를 탐구한다.

    “실뭉치 오브제들이 반복적으로 모여 하나의 작품을 탄생시키고, 실 한 올 한 올이 쌓여 직물의 패턴을 만드는 방법은 마치 건축에 쓰이는 벽돌이 한 장 한 장 싸이며 벽을 만들고 공간을 형성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러한 반복과 누적된 시간이 바로 섬유와 건축 사이에 존재하는 깊은 상호 관계입니다.”
    [좌] 전시회 전경 / 사진. Léo Delafontaine © musée du quai Branly – Jacques Chirac  [우] 뱀 허리띠의 신화적 인물, 기원전 800년 – 기원후 200년 / 사진. Pauline Guyon © musée du quai Branly – Jacques Chirac
    [좌] 전시회 전경 / 사진. Léo Delafontaine © musée du quai Branly – Jacques Chirac [우] 뱀 허리띠의 신화적 인물, 기원전 800년 – 기원후 200년 / 사진. Pauline Guyon © musée du quai Branly – Jacques Chirac
    전시는 염색된 실을 묶는 방식에 따라 색상의 효과가 달라지는 이카트(Ikat) 기법을 사용한 작품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안데스 문화의 전통 직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공간에 떠 있는 원형 작품들은 하늘 높이 쏘아 올린 인공위성과도 같으며, 서로 다른 굵기와 다양한 색의 실을 반복해 감아 앞면과 뒷면을 모두 감상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다른 예술 작품과 달리, 섬유 예술에서는 촉감 역시 작품의 중요한 일부입니다. 망설이지 말고 만져보세요. 유연함과 강직함이 교차하는 리듬감 있는 구조를 느끼실 겁니다”.
    전시회 전경 / 사진. Léo Delafontaine © musée du quai Branly – Jacques Chirac
    전시회 전경 / 사진. Léo Delafontaine © musée du quai Branly – Jacques Chirac
    끝으로, 셰일라 힉스는 자신의 아틀리에에서 두 명의 한국 섬유 작가와 함께 작업하고 있으며, 작년 에스파스 루이비통 서울 전시에 참여했던 뜻깊은 경험을 소중히 기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리=정연아 패션&라이프스타일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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