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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 대통령 "AI가 얼굴 좀 보면 어떠냐…정부가 책임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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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

    "세월아 네월아하면 타이밍 놓쳐"
    데이터·자율주행 규제 개선 약속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하월곡동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제1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봇 분야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범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하월곡동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제1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봇 분야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범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주재한 ‘제1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서 경영 현장에서 기업들이 느끼는 규제 사례를 장시간 들으며 대대적인 규제 혁신을 주문했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봇 등 신성장동력 분야에서 잠재성장률을 반등할 해법을 찾기 위해서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를 만드는 등 일상적으로 규제를 걷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 李, “지방도시 통째로 자율주행 실증”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사람의 이름이나 얼굴을 가린 비식별처리 데이터에 관심을 기울였다. 현재 국내에선 자율주행차가 도로 상황을 학습할 때 사람 얼굴을 지운 장면을 써야 한다. 미국 테슬라와 중국 기업들이 안면이 드러난 정보로 자율주행을 학습하는 것과 대별된다. 그만큼 한국 기업들은 비식별처리를 위해 시간과 비용을 추가로 들여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진짜 얼굴을 보고 학습하든, 얼굴을 가리고 학습하든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도로 데이터가) 유출되거나 악용될 가능성이 있으니 원본 데이터로 학습하지 말라는 것은 구더기 생길 수 있으니 장독을 없애자는 것과 비슷한 얘기”라며 “어떤 제도가 필요하면 악용 가능성을 막고 쓰는 게 맞다”고 했다. 식별 데이터 활용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자율주행차가 실증할 수 있는 범위를 아예 지방의 중간 규모 도시로 넓히자는 주문도 했다. 지금은 서울 상암동과 강남·서초구 일대 등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자율주행 실증이 가능해 양질의 데이터를 얻기 어렵다. 중간 규모의 지방 도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해지면 미국, 중국 등 자율주행 선진 기업을 추격할 발판이 마련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기존엔 택시 등 운송 사업자들이 자율주행에 반대하고 사고 위험이 있어 규제를 풀지 못했다.

    이날 회의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카카오, LG AI연구원 등 13개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 AI 골든타임 놓쳐선 안 돼

    이날 회의에선 AI 학습용 데이터 활용의 대척점에 있는 개인정보보호 관련 규정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개인 인권 보호와 경제 산업 발전은 이익이 충돌하는 지점(이 있다)”이라며 “(그렇다고) 세월아 네월아 하면 안 하느니만 못하는 상황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속히 (규제 합리화를) 결정하고 (문제가 발생할 때) 책임질 것은 정부가 지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공공데이터 및 저작권이 있는 데이터를 AI가 학습할 때 발생하는 이익 배분 문제도 사후 조정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학습용 데이터를 끌어올 때) 사전에 모두 동의를 받게 하면 안 하자는 얘기와 같다”며 “사후 조정하게 하려면 입법으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이 세금을 내서 만든 공공자산이니 가이드라인을 바꿔야 한다”며 공공 데이터를 최대한 공개하라고도 지시했다. AI 기술 발전을 위한 ‘골든타임’이 규제로 허비돼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회의에 참가한 기업들은 청소 로봇, 안전 로봇, 배달 로봇 등이 공원을 돌아다니지 못하도록 하는 이중 규제를 풀어달라고 제안했다. 지방자치단체의 통행 허가를 받은 뒤 공원 운영 주체의 안전인증제도를 또 거쳐야 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서도 “일종의 행정편의주의”라며 “일률적으로 (제도가) 적용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때 규제가 늘고 지원이 줄어 도로 회귀하길 원하는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을 해소해야 한다는 데도 공감했다. 이 대통령은 “중견기업이 규제가 많아지는 대기업으로 크지 않으려고 하는데, 일정한 기준으로 (규제를) 현실화하자는 것은 맞는 말씀”이라고 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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