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관세로 시장 매력 떨어지고
'내수기업 텃밭' 中은 진출 한계
글로벌 메이커들 "유럽서 승부"
초소형 아이오닉 베일 벗어
폭스바겐·벤츠 새 전기차 공개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세계 최대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5’에서 유럽 시장을 겨냥해 전기차를 대거 쏟아낸다. 미국의 수입차 관세와 전기차 보조금 폐지로 미국 전기차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 유럽 독일 중국 등의 회사가 유럽 시장에 몰려들면서 유럽이 글로벌 전기차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폭스바겐 등 신차 공개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오는 9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 2025에서 아이오닉의 첫 소형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유럽 소비자를 겨냥해 개발 초기부터 현대차 유럽기술센터(HMETC)가 참여한 차량으로 내년 2분기 유럽에서 먼저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캐스퍼일렉트릭(현지명 인스터), 코나일렉트릭에 이어 유럽에서 인기 있는 소형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해 유럽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아는 내년 출시할 예정인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2 콘셉트카를 비롯해 전기 세단 EV4와 목적기반차량(PBV) PV5 등 다양한 플랫폼의 전기차를 유럽 소비자에게 소개한다. 지난 6월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의 5대 자동차시장 진출을 선언한 제네시스도 전시관을 꾸려 유럽 공략에 나선다.
유럽 차 회사도 신차 공개를 대거 준비하고 있다. 유럽 판매량 1위인 폭스바겐그룹은 새로운 전기 콘셉트카와 소형 SUV ‘티록’ 등 4종의 신차를 선보인다. BMW는 이번 행사에서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인 ‘노이어 클라쎄’를 처음으로 적용한 중형 전기 SUV ‘뉴 iX3’를 내놓는다. 벤츠는 인기 SUV인 GLC의 전기차 모델을 처음 공개하고, 아우디는 전기 콘셉트 스포츠카(TT 모멘트 2.0)를 최초로 전시한다.
중국에선 100여 개 전기차 회사가 뮌헨으로 몰려간다. 샤오펑, 립모터 등이 유럽 전용 신차를 공개하고, 비야디(BYD)도 유럽 시장 전용차와 함께 대규모 시승 이벤트를 준비했다.
◇전기차 격전지 된 유럽
글로벌 메이커들이 신형 전기차를 유럽에서 공개하는 건 유럽 전기차 시장의 중요성이 커져서다. 최근 유럽 전기차 시장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자토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119만3397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반기 기준 전기차 판매량이 100만 대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반면 북미에선 상반기 전기차 판매가 85만5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오히려 감소(0.8%)했다. 오는 30일부터 미국 내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폐지되면 수요가 더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관측한다.
그렇다고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쉽지 않다. 중국에서만 100여 개 업체가 경쟁하다 보니 중국 업체들마저 과잉 생산한 물량을 수출로 돌려야 할 처지에 놓여 다른 나라 메이커는 설 자리가 사라졌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 직전 행사(2023년·600여 개)보다 많은 750여 개 회사가 모인다.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공유하는 행사인 만큼 전기차의 눈과 두뇌를 만드는 삼성디스플레이, LG전자, 퀄컴, 엔비디아 등 글로벌 반도체·전장 업체도 참가한다.
현대모비스도 각종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선명하게 구현하는 디스플레이 기술 등을 소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