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미사일 공장 시찰…中방문 앞서 '군사력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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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자동화 생산라인 구축
"중국으로 출국 임박" 관측 나와
"중국으로 출국 임박" 관측 나와
1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새로 설계된 컨베이어 벨트식 미사일 자동화 생산공정 체계를 구체적으로 요해(파악)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새로운 시설에 만족감을 나타내며 “미사일 생산능력이 비약적으로 장성(확대)되고 중요 미사일부대들에 대한 전투정량을 계획대로, 구상대로 늘일 수 있는 확고한 담보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김정은이 오는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승절 기념식 참석에 앞서 북·중 접경 지역으로 추정되는 곳을 방문하면서 중국 진입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은 전날인 지난 30일엔 함경남도 낙원군의 바다가양식사업소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정은은 전용열차를 타고, 신의주-단둥-베이징 철도 노선을 따라 베이징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이날 방문한 공장의 위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중국과의 국경 지역인 자강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자강도는 북한의 각종 군수공장과 미사일 발사 기지가 밀집한 지역이다. 북한은 미국의 공습에 대비해 중국 국경과 인접한 지역에 군수시설을 집중적으로 건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개된 사진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방문한 군수공장은 중·단거리 미사일인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불리는 ‘화성-11’ 계열 미사일의 기본·개량형을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모두 전술 핵 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모델이며, 러시아에 지원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된 것과 동일한 미사일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으로는 김정은이 한·미·일을 상대로 일종의 ‘무력시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주변국에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는 무기 생산 능력을 드러냄으로써 한·일을 압박하고,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핵과 미사일을 단념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는 해석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방문은 북한의 핵미사일 중심의 군사 우선주의를 재확인하는 외교·군사 전략의 일부”라고 말했다.
북한이 우호국들과의 외교 무대에서 자신들이 중국·러시아와 어께를 나란히 하는 핵 보유국임을 과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과의 원조 협상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도 나온이다.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대량의 쌀 수입·원조는 물론 지난 2월 완공된 평양종합병원 등의 의료 장비와 약품 등 러시아로부터 받기 어려운 다양한 지원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도 최근 경제 전문가 등 수십 명을 평양에 파견한 것이 포착되는 등 북한과 협력 의지를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은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행사 재원 마련과, 올해 개장한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관광객 유치 등에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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