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내다본 故 이건희 혜안…시각장애인에 '빛' 비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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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 -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개교 32주년 기념식
세계 유일의 기업 운영 시설
따가운 시선에도 뜻 굽히지 않아
"사회적 약자 생각하는 마음과
동물 사랑하는 마음 전파 가능"
세계 유일의 기업 운영 시설
따가운 시선에도 뜻 굽히지 않아
"사회적 약자 생각하는 마음과
동물 사랑하는 마음 전파 가능"
32년 전 1993년 9월.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은 ‘신경영’(1993년 6월)을 선언한 직후 안내견학교 설립을 지시했다. 삼성이 개를 기르는 데 돈을 쓴다고 하자 따가운 시선으로 보는 이들도 있었다. 이 선대회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올해 32주년을 맞은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지금까지 308마리의 안내견을 세상에 내보내며 시각장애인의 삶을 밝히는 빛이 됐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기업이 운영하는 세계 유일의 안내견학교다. 1994년 첫 안내견 ‘바다’를 분양한 뒤 매년 15마리 안팎의 안내견을 배출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218명의 시각장애인이 삼성화재로부터 안내견을 지원받았다.
안내견 육성 과정에선 ‘퍼피워커’로 불리는 자원봉사자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은 안내견이 되기 위한 강아지를 생후 7주부터 1년여간 집에서 돌보며 ‘안내견의 사회화’를 돕는다. 그동안 퍼피워커로 참여한 가정은 총 1100여 가구에 달한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설립된 1993년만 해도 국내에선 안내견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었다. 일각에선 “사람도 못 먹고 사는 판에 개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비난했다. 하지만 이 선대회장에겐 안내견 사업이 꼭 필요하다는 확신이 있었다. 이 선대회장은 미발간 에세이 ‘작은 것들과의 대화’에서 “지금은 현실도 모르는 이상주의자라거나 바보라는 비난을 듣지만 수십 년이 지난 다음에는 사람들이 인정하게 될 것”이라며 “안내견 사업이 우리 사회의 복지 수준을 높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안내견 위탁 사육 프로그램(퍼피워킹)에 일반 시민이 참여하도록 하면 사회적 약자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과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전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인의 말대로 지난 32년간 한국 사회는 빠르게 변화했다. 이 사장은 “총 308마리 안내견이 시각장애인과 함께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훈련사 자원봉사자를 비롯해 정부, 국회, 시민 등 모두가 함께 노력해왔기 때문”이라며 “삼성화재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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