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많은 실버타운…신축 아파트가 대신할 수 있습니다 [최원철의 미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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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입소 대기자가 많으니 실버타운 업계가 호황인가 싶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습니다. 인건비 부담과 시설 운영비, 관리비로 인해 실제로는 적자를 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국내서 중지시켰던 실버타운 분양을 다시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지만, 결국 인기가 낮은 인구소멸지역에서만 분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결국 다수 실버타운은 적자로 인해 여러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초기에 만실이 되지 않으면 관리비를 더 올려야 하는데, 실버타운은 공동주택관리법에 해당되지 않기에 입주자대표회도 없어 관리업체가 임의로 관리비를 올리게 됩니다. 최근 폭염과 폭우로 농수산물 가격이 오르니 급식비를 두고도 갈등이 이어집니다.
서울 강남 최고급 아파트인 '래미안원베일리'도 비용 문제로 인해 오는 9월 급식업체인 신세계푸드와 계약을 마치고 조식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국민 평형(전용면적 84㎡) 시세가 72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입주자들도 포기한 급식을 실버타운은 삼시세끼 무조건 운영해야 하니 더 큰 손해가 예상됩니다.
실버타운은 노인끼리 모여 살기에 돌아가시는 분이 생기면 남은 분들이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잘 걷지 못하는 등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막대한 추가 비용을 내고 간병인을 쓰거나 강제로 퇴소당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아직까지는 아파트를 지을 때 삼시세끼 제공하는 식당도 짓는 추세이고, 만약 없더라도 대단지 아파트라면 저렴한 음식배달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수월합니다. 단 하나의 차이가 재택의료 서비스인데, 단지 내 상가에 병원들이 있어 낮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일부 대단지들은 주변 대형병원과 협약을 맺고 24시간 응급이송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관리비도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관리하니 실버타운처럼 관리업체가 임의로 비용을 올리는 문제도 없습니다. 노인들만 사는 것이 아니기에 이웃과의 보다 활발한 교류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아파트가 실버타운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추진되는 3기 신도시 아파트 단지나 재개발·재건축 단지에 용적률과 건폐율, 세금 혜택을 줘 실버타운 기능을 포함하도록 한다면 사회적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 고령층을 위한 실버타운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미 한국의 아파트는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홈이고, 도시는 스마트시티입니다. 응급의료 서비스 등 최소한의 기능만 추가하면 초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고령자 친화형 도시를 조성할 수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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