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한경협 회장 "임기 동안 4대그룹 회장단 복귀위해 최선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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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회장은 지난 18일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2025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 셋째 날 기자간담회에서 “한 때 전국경제인연합회(한경협 전신)이 남느냐, 없어지느냐의 고비에 있었지만, 다행히도 국민들이 이제는 한경협을 용서해주시고 있지 않나 싶다”며 “내년 2월이 한경협 정기총회인데 그 때 4대 그룹이 (회장단에)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사법 리스크를 털어 낸 이재용 회장을 언급하며 “이 회장도 부담이 없으니까 분위기를 봐서 기업들이랑 정부랑 상의하며 추진하려고 한다”며 "제 임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7년 2월까지다.
전경련 회원사였던 4대 그룹은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태로 일제히 탈퇴했다. 이후 2023년 8월 류 회장이 수장이 된 뒤 한경협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새 출발하면서 다시 회원사로 가입하고 지난해 11월 회비까지 납부했지만, 회장단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류 회장은 조직 쇄신을 위해 신설한 자체 윤리위원회 기능을 높게 평가했다. 3억 이상 비용이 드는 용역, 정치 이슈와 관련된 현안 등에 대해선 윤리위를 거쳐야만 한다. 류 회장은 "제일 잘한 건 윤리위원회 만든 것"이라며 "형식적인 게 아니라 윤리위를 통해 내부적으로 이게 맞는지 안맞는지 고민하면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결과 신규 기업들이 회원사로 많이 들어왔다"고 자평했다.
미국 정부와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선 “조금 손해를 좀 보더라도 미래를 위해 줄 건 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놨다. 정부는 미국 정부가 제시한 관세부과 시한(8월 1일)을 앞두고 관세율을 낮추기 위해 미 정부 관계자와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류 회장은 "앞으로 2주가 우리나라 경제의 운명을 가를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주 동안 국익을 위해 ‘풀코트 프레스(전면 압박수비)’를 해서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 '미국통' 기업가인 류 회장은 지난 6월 미국 워싱턴DC 소재 내셔널스파크 구장에서 열린 미국 상·하원 의원 자선야구대회를 통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미(對美) 투자 성과를 홍보하는 '코리아 세일즈'에 나섰다.
미국의 관세 위협과 함께 국내 기업들의 부담 요인인 상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선 “너무 한꺼번에 빨리 해버리면 부작용이 있으니 속도를 늦춰가면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도 “한국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취지는 공감하지만 상법 개정안이 통과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추진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경제가 풍전등화인 시점에서 추가 개정 움직임을 걱정스럽게 보고 있다”고 힘을 보탰다. 여당에선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한경협은 문재인 정부 시절 '패싱'에 가까운 수준으로 소외당했던 것과 달리, 이재명 정부 들어선 더불어민주당 등 여당 정부와 적극적인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한경협 지도부와 민생경제 간담회를 열었고, 이 자리에서 류 회장은 "옛날에 차였던 여자친구를 만나는 느낌"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류 회장은 "이 대통령과 저는 안동, 같은 동향인으로, 안동 사람들은 고향 사람들을 굉장히 챙긴다"며 "이 대통령은 제가 지금까지 본 리더 중 가장 얘기를 많이 듣고, 경청하는 분이다. 그래서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풍산그룹 회장이기도 한 류 회장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방 투자를 계획 중이라고도 밝혔다. 류 회장은 “강력한 인센티브가 있어야 기업들도 지방으로 많이 옮겨갈 것”이라며 “기업들이 어떠한 혜택이 주어져야 지방에 투자할 것인지 의견들을 종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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