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엔비디아에 액체냉각 솔루션 공급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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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냉각은 AI 서버에서 나오는 열을 물로 식히는 차세대 기술로, 750조원 규모로 커질 냉난방공조(HVAC) 시장의 차세대 격전지로 꼽힌다. LG전자는 AI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을 집중 공략해 2030년까지 HVAC 매출을 지금의 약 두배인 20조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올해 AI데이터센터 수주 3배”
이재성 LG전자 에코솔루션(ES)사업본부장(부사장)은 8일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냉각수분배장치(CDU)를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위해 ‘품질인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CDU는 AI서버로 냉각수를 순환시키는 액체냉각의 핵심 장치다.
LG전자는 연내 인증을 통과해 내년 엔비디아 공급망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액체냉각 방식을 수랭식으로 바꿨다. 업계에선 액체냉각이 기존 공랭식(바람)보다 냉각 효율이 뛰어나고 전력 소모도 적다는 점에서 AI 열관리의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액체냉각은 LG전자의 HVAC 사업 영역이 고부가 첨단 산업으로 확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최근 LG전자는 MS의 AI데이터센터에 칠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고, 지난 4월에는 HVAC 세계 1위인 일본 다이킨을 제치고 싱가포르 초대형 물류센터 일감을 따냈다.
이 본부장은 “올해 AI데이터센터용 냉각 솔루션 수주를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칠러 시장에서도 2년 내 매출 1조 원을 거두겠다는 목표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HVAC 시장 규모는 지난해 3016억달러(412조원)에서 오는 2034년 5454억달러(약 750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LG전자 HVAC 기술력을 집약한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의 냉난방 인프라를 처음 공개했다. 2020년 완공된 축구장 25개 크기(17만여㎡)의 LG사이언스파크는 LG전자의 첨단 HVAC 솔루션이 대거 적용돼, B2B(기업간거래) 고객이 거쳐가는 필수 코스로 꼽힌다.
LG전자 관계자는 “LG사이언스파크의 냉방을 담당하는 ‘스크류칠러’는 경쟁 제품 대비 중량을 최대 29%, 설치 면적을 36% 줄여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며 “저렴한 심야 전기를 활용해 물을 얼리고 다음 날 이를 냉열원으로 사용해 전력 절감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LG전자는 올해 초 평택에 실제 환경과 유사한 AI 데이터센터 전용 테스트베드(시험장)를 마련해 냉각 솔루션의 성능 향상을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LG유플러스의 평촌 데이터센터에 액체냉각솔루션을 공급해 시험 운영에 들어갔다.
LG전자가 HVAC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이유는 냉장고, 에어컨, 청정기 등 가전 사업을 통해 기술력과 안정성을 쌓았기 때문이다. LG전자의 HVAC 제품들은 가상센서 기술이 적용돼 주요 부품이 고장 나더라도 고장을 바로잡아 냉각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글로벌사우스’(동남아·중남미·중동) 지역에서 확장도 본격화한다. 이를 위해 경남 창원에만 있던 HVAC 개발 전담조직을 연내 인도에도 설치해 인도와 인근 국가를 본격 공략한다. 이 본부장은 “HVAC에서 경쟁사 대비 두배 빠른 ‘압축성장’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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