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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함평에 '스마트공장'…금호타이어, 슈퍼사이클 타고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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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공장 닫고 함평에 새공장

    50년된 광주공장 노후화에 민원↑
    "화재 이후 재건보다 이전이 낫다"
    광주시, 용도 변경 등 전폭 지원
    타이어업계에 슈퍼사이클이 찾아온 건 2020년이다. 전기차 시장이 열린 데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성시대가 오면서 값비싼 타이어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타이어를 만드는 족족 팔려나가자 금호타이어의 지난해 매출(4조5322억원)은 4년 전보다 두 배 넘게 증가했고, 같은 기간 44억원 영업적자에서 5886억원 영업이익으로 돌아섰다.
    [단독] 함평에 '스마트공장'…금호타이어, 슈퍼사이클 타고 질주
    지난 5월 일어난 광주공장 화재에 “금호타이어 실적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업계에서 나온 이유다. 실제 그랬다. 광주공장 생산량이 전체의 20%를 차지하는 데다 다른 공장도 ‘풀 가동’ 중이어서 대체 생산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의 선택은 광주공장을 재건하는 대신 전남 함평에 새 공장을 짓는 것이었다. 50년 전 세운 낡은 공장을 새단장하느니 함평에 최신식 스마트 팩토리를 지어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기로 했다.

    ◇광주시, TF 꾸려 행정 지원

    금호타이어는 2019년부터 광주공장을 함평으로 옮기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광주공장이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인 탓에 민원이 끊이지 않는 데다 1976년 준공돼 시설과 설비가 노후해서다. 지난해 10월에는 새 공장 부지 매입도 끝냈다.

    그러나 이전 사업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광주공장 부지에 대한 광주시의 용도변경 허가가 늦어져서다. 현행법상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땅은 용도변경이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공업용지인 광주공장 부지를 상업용지로 바꾼 뒤 매각해 이전비용 1조2000억원을 충당하려던 금호타이어의 계획은 공중에 붕 떴다.

    함평 공장 이전 프로젝트만 놓고 보면 광주공장 화재는 악재가 아니라 호재가 됐다. 광주공장이 문을 닫은 만큼 용도변경이 가능해져서다. 인허가권자인 광주시로서도 함평 이전은 ‘손해 볼 게 없는 장사’다. 도심 한복판을 차지한 타이어 공장이 사라지면 각종 민원도 없어질 뿐 아니라 광주송정역 일대 개발도 가능해져서다. 함평공장 부지를 광주공장과 19㎞ 떨어진 곳에 마련한 만큼 광주시민 고용도 그대로 유지된다. 지방세는 함평군으로 넘어가지만 연간 100억원 미만에 불과해 광주시로선 큰 타격은 아니다.

    광주시가 금호타이어 공장 이전에 ‘패스트 트랙’ 제도를 적용하기로 한 배경이다. 이렇게 되면 지구단위계획, 환경영향평가, 건축심의 등의 행정 절차가 대폭 간소화된다. 지난 3월 복합쇼핑몰 ‘더현대 광주’는 인허가 절차가 19개월에서 11개월로 단축됐다. 광주시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이전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럽 신공장 부지는 폴란드 유력

    업계에선 금호타이어가 이르면 2027년 초에 함평 공장 착공식을 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사에 1년가량 소요되는 만큼 2028년 초에는 가동을 시작할 수 있다는 얘기다. 변수는 광주공장 부지를 매입할 사업자가 언제 나타나느냐다. 시장에선 워낙 시장성이 높은 땅인 만큼 여러 사업자가 손을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유럽 신공장 건설도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금호타이어는 한국(3개) 중국(3개) 미국(1개) 베트남(1개) 등 4개국에서 8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유럽에 생산시설이 없다 보니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고향에 신차용 타이어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했다. 유럽 공장이 들어설 곳은 폴란드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는 값비싼 전기차 타이어와 SUV용 타이어 판매가 급증한 데 힘입어 지난해 창사 이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양길성 기자
    정치부 기자입니다. 세상 곳곳의 목소리를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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