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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여행지의 풍경…伊 거장 작품 한국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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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보, 인 비아지오

    만지오네 국내 첫 공식 개인전
    여행 모티프로 그린 17점 걸려

    7월 12일까지 청담 글래드스톤
    살보의 2008년작 ‘메디테라네오’(Mediterraneo·지중해). 지중해 풍경을 소재로 그린 작품이다. /글래드스톤 제공
    살보의 2008년작 ‘메디테라네오’(Mediterraneo·지중해). 지중해 풍경을 소재로 그린 작품이다. /글래드스톤 제공
    현대미술 작품을 즐기는 데 꼭 거창한 설명이 필요한 건 아니다. ‘살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출신 작가 살바토레 만지오네(1947~2015)의 작품이 단적인 예다. 미술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도 그의 작품에는 ‘예뻐서 좋다’는 반응을 보일 때가 많다. 조용하게 빛나는 따뜻하고 선명한 색채, 기하학적이면서도 부드러운 형상이 만들어낸 몽환적 풍경이 독특한 매력을 뿜어내기 때문이다.

    서울 청담동 글래드스톤에서 다음달 12일까지 열리는 ‘살보, 인 비아지오’는 그의 작품 17점을 만날 수 있는 개인전이다. 살보 유족 재단과 협업해 개최된 국내 공식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 제목의 비아지오(Viaggio)는 이탈리아어로 여행이라는 뜻. 살보가 여행을 다녀온 뒤 여행지를 모티프로 그린 작품들이 걸려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방한한 살보의 딸 노르마 만지오네는 “유쾌하고 따스한 가장이던 아버지는 마치 여행하듯 즐겁게 삶을 살았다”며 “그런 아버지와 잘 어울리는 주제”라고 말했다.
    생전 살보의 사진. 살보는 매우 유쾌하고 사교적이면서도 가족과 친구들에게는 자상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살보의 이런 성품이 작품에도 녹아있는 듯하다. 유족 제공
    생전 살보의 사진. 살보는 매우 유쾌하고 사교적이면서도 가족과 친구들에게는 자상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살보의 이런 성품이 작품에도 녹아있는 듯하다. 유족 제공
    따뜻한 여행지의 풍경…伊 거장 작품 한국 왔다
    어릴 때부터 미술에 재능을 보인 살보는 젊은 나이에 작가로 활동을 시작해 20대 중반까지 현대미술 최전선에서 개념미술 설치 작품을 주로 발표했다. 1972년에는 세계 최고 권위의 미술제인 독일 도쿠멘타에 참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1973년, 그는 돌연 붓을 들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노르마는 “아버지는 ‘실험미술이 주류가 된 세상에서는 전통적 매체인 회화가 오히려 더 파격적인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작품 가격이 수억~수십억을 오가는 지금과 달리 생전 그의 그림값은 비싸지 않았다. 하지만 베네치아 비엔날레(1976, 1985년)에 참가하고 30세 때 독일 에센의 폴크방 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여는 등 미술계에서는 충분히 인정을 받았다.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가족을 부양하기엔 충분한 돈을 벌었어요. 덕분에 여행도 자주 다닐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직접 운전을 하며 여행하는 걸 특히 좋아했어요. 그래서 ‘화가가 되지 않았더라면 트럭 운전사가 됐을 거다’고 말씀하신 적도 있을 정도로요.”
    따뜻한 여행지의 풍경…伊 거장 작품 한국 왔다
    따뜻한 여행지의 풍경…伊 거장 작품 한국 왔다
    따뜻한 여행지의 풍경…伊 거장 작품 한국 왔다
    그렇게 여행을 다녀온 뒤 살보는 여행지의 풍경을 떠올리며 그림을 그렸다. “아버지는 ‘세상에 존재하는 장소에는 세 종류가 있다’고 말씀하시곤 했어요. 떠나기 전에 상상하는 장소(상상), 지금 내가 있는 장소(현실), 떠난 후 기억에 남은 장소(기억). 그래서 아버지는 현실과 상상, 기억을 모두 함께 그림 속에 담으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 속에는 르네상스 시대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를 비롯한 선배 이탈리아 화가들의 색채 감각, 교회와 첨탑의 건축 양식, 어린 시절부터 봐왔던 로마 유적의 기둥 등 다양한 요소가 한데 섞여 있다.

    “아버지는 늘 즐겁게 작업했고,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었어요. ‘나는 최고다(Io sono il migliore)’라는 문구를 새긴 작품을 만들기도 했지요. 생전에 유명해지지 않아도 100년, 1000년 후에 기억되는 화가가 되고 싶다고 말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제 아버지 작품의 가치를 세상이 알아봐주는 것 같아 기쁩니다.” 전시는 7월 12일까지.
    따뜻한 여행지의 풍경…伊 거장 작품 한국 왔다
    따뜻한 여행지의 풍경…伊 거장 작품 한국 왔다
    우즈베키스탄의 도시 키바를 모티브로 그린 작품 ‘키바’(2015). 살보의 작품 중 유일하게 화가 자신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장소를 주제로 그린 작품이다. 살보는 키바로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건강이 악화돼 생전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정원 글래드스톤 디렉터는 “어쩌면 살보는 자신이 키바를 방문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직감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의 도시 키바를 모티브로 그린 작품 ‘키바’(2015). 살보의 작품 중 유일하게 화가 자신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장소를 주제로 그린 작품이다. 살보는 키바로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건강이 악화돼 생전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정원 글래드스톤 디렉터는 “어쩌면 살보는 자신이 키바를 방문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직감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성수영 기자
    쉽고 재미있게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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