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이긴 '취향 소비'…아식스·아로마티카 실적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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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Aicel 데이터는 말한다 - 격변하는 소비 트렌드
취향 저격으로 마니아 확보
1년간 1.5~2.5배 매출 성장
취향 저격으로 마니아 확보
1년간 1.5~2.5배 매출 성장
미국 투자은행(IB) JP모간은 최근 중국 피규어 회사 팝마트인터내셔널그룹 관련 보고서에서 회사의 고성장 배경을 이같이 요약했다. 보고서는 수집가의 취향에 맞춘 IP(지식재산권) 상품 판매가 성장 잠재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명품보다 개인 취향에 맞는 제품을 소비하고 만족감을 얻으려는 ‘취향 소비’ 트렌드가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부합하는 고품질 피규어와 러닝 슈즈, 뷰티 제품 판매도 급증 추세다.
◇ ‘취향 저격’ 브랜드 급성장
8일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팝마트, 아식스, 파마리서치, 아머스포츠, 아로마티카 등의 제품 판매가 올해 들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굴지의 유명 브랜드는 아니지만, 가격이 저렴하지 않아 구매 결정에 개인 취향이 크게 작용하는 제품 및 브랜드를 앞세웠다는 공통점이 있다.팝마트의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제품을 구매한 국내 소비자의 신용카드 결제금액(이하 추정치)은 올해 1~5월 69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25억원) 대비 176% 급증했다. ‘몰리’와 ‘라부부’ 등 인기 캐릭터 신제품이 30만원에 달하는 고가임에도 품절을 반복할 만큼 수집가의 취향을 사로잡은 덕이다. JP모간은 “팝마트 IP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정서적·사회적 유대감을 즉각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호평하며 중국 IP 분야 최선호주로 꼽았다.
캐나다 기업 아머스포츠의 등산복 브랜드 ‘아크테릭스’는 MZ세대 취미가 등산과 캠핑으로 이동하며 급부상했다. 국내 결제금액이 1~5월 329억원으로 51% 증가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을 준비 중인 비건(채식주의) 화장품 전문기업 아로마티카의 결제금액도 이 기간 61% 늘어 관심 증대를 반영했다.
◇ 주식시장 관심도 집중
이와 관련해 고태훈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액티브상장지수펀드(ETF) 운용본부장은 “트렌드에 민감한 러닝화 시장에서 나이키가 주춤하고, 취향 소비 브랜드가 뜨고 있다”며 “특히 아식스, 온, 호카 등의 급부상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취향 소비를 ‘개인 취향에 따라서 혹은 소속 커뮤니티의 관심에 따라 소비하는 문화’로 정의하고, 관련 종목을 편입한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 중이다. 최근 1년 수익률은 약 60%에 달한다. MZ세대 ‘취향 저격’에 성공한 기업들의 성과가 고스란히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덕분이다.팝마트 주식은 홍콩증시에서 최근 1년 동안 여섯 배로 뛰며 전 세계 애널리스트들의 소비 트렌드 ‘연구 대상’으로 떠올랐다. 시가총액은 최근 3000억홍콩달러(약 52조원)를 넘어섰다. 아식스는 일본 도쿄증시에서 2023년 이후 네 배 이상으로 상승했다. 최근 ‘일학개미’ 관심 종목 톱5에 들기도 했다. 기능성 운동화를 판매하는 스위스 기업 온홀딩의 주식은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2024년 초 대비 두 배 수준에서 거래 중이다.
반대로 ‘모두가 갖고 싶어 하는’ 명품 브랜드를 향한 갈망은 약해지고 있다. 프랑스 명품 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주가는 파리증시에서 2023년 여름 고점을 찍고 최근까지 30% 넘게 하락했다.
이태호 기자/박이경 한경에이셀 데이터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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