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테마주' 연일 상한가 치더니…20억씩 챙긴 임원들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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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테마주 '주의보'…내부자 매도 속출
포바이포·DSC인베스트먼트 임원 물량 시장에 풀려
'이재명 테마주' 오리엔트정공도 대량 매도 예고
임원·대주주 매도는 고점 도달 신호로 해석
거래소 "분위기 휩쓸린 투자,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포바이포·DSC인베스트먼트 임원 물량 시장에 풀려
'이재명 테마주' 오리엔트정공도 대량 매도 예고
임원·대주주 매도는 고점 도달 신호로 해석
거래소 "분위기 휩쓸린 투자,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바이포는 임정현 전 부사장이 지난 18일 8만9500주를 장내에서 매도했다고 밝혔다. 주당 처분단가는 1만1108원으로 임 전 부사장은 현금 9억9417만원을 손에 쥐게 됐다.
임 전 부사장이 지분을 정리한 지난 18일은 이 회사가 5회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날이다. 이달 초까지 5000~6000원대를 횡보하던 포바이포 주가는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되며 껑충 뛰어올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4일 퓨리오사AI에 방문하면서다. 포바이포는 퓨리오사AI와 함께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탑재하는 화질 고도화 솔루션을 개발했다.
퓨리오사AI에 투자해 '이재명 테마주'로 꼽힌 DSC인베스트먼트에서도 임원들 보유 물량이 대거 시장에 풀렸다. 이 회사 김요한 본부장은 지난 15~16일 이틀에 걸쳐 25만주를 팔아 22억3600만원을 챙겼다. 다른 임원들도 보유지분 매도 행렬에 동참했다. 이한별 본부장은 21억4500만원, 신동원 상무는 23억원, 이경호 상무는 24억원을 확보했다. 또 윤건수 대표의 배우자 이현옥 씨도 지분율을 줄이며 18억원을, 채주락 사외이사도 2억6500만원을 챙겼다.
주요 주주가 추가 지분 매도를 예고한 상장사도 있다. 오리엔트정공의 장재진 대표는 탄핵 정국이 한창이던 올해 2~3월 회사 주가가 오르자 다섯 차례에 걸쳐 주식을 팔아 58억원을 확보했다. 남은 지분도 5월 중 장내서 매도할 계획이다. 오리엔트정공의 지배주주인 오리엔트도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장내에서 260만주를 팔아 404억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오리엔트정공은 과거 이 후보가 계열사인 '오리엔트시계'에서 근무해 이재명 테마주로 꼽힌다.
이 후보의 테마주로 엮인 후 10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상지건설도 전환사채(CB) 물량 압박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자 CB 투자자들이 이익을 내기 위해 전환청구권을 잇따라 행사했기 때문이다. DSC인베스트먼트도 임원들의 매도 소식이 전해진 후 10% 넘게 떨어졌다.
과열 양상이 확대되면서 변동성이 커지자 한국거래소는 '투자유의안내'를 발동했다. 이번 달 투자경고 이상으로 지목된 37개 종목 중 29개 종목(78%)이 정치 테마주가 차지했다. 작년 말 이후 정치 테마주 주가 변동률은 121.81%에 달해 시장 평균(코스피 16.47%·코스닥 24.12%) 대비 압도적으로 높다. 또 이들 기업은 자산·매출액·영업이익 규모가 시장 평균을 밑도는 등 재무구조도 다른 기업에 비해 열위에 놓여 있다.
한국거래소 관례자는 "정치 테마주는 정치인과의 단순한 연결고리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기업의 실적이나 본질 가치와 무관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정치뉴스나 여론조사 결과, 테마소멸 등에 따라 주가가 갑자기 급락할 수 있다. 과열된 분위기에 휩쓸린 투자는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확인되지 않은 풍문, 막연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뛰고, 거래량이 늘어난 종목을 추종매매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며 "대선 기간 정치테마주에 대한 모니터링 및 시장 조치를 적극 실시할 것이며 불공정 거래 행위는 강력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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