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워터 커튼 탈질기'로 대기오염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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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 커튼 탈질기는 ‘스카핑’ 공정에 사용되는 설비다. 스카핑 공정은 슬라브(강판의 소재가 되는 직육면체 단면의 반제품) 표면에 남아 있는 불순물이나 흠집을 고압의 액화천연가스(LNG)와 산소를 이용해 제거하는 공정이다.
스카핑 공정은 개방형 설비로 이뤄진다. LNG와 산소를 고압 분사 시 압력 차에 의해 외부 공기가 화염 주변으로 자연스럽게 유입된다. 이때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질소산화물이 다량 발생한다.
기존에 포항제철소, 광양제철소 조업 현장 100여 곳에 각종 탈질(질소산화물 제거) 기술을 도입해 온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은 각각 특정 온도 영역에서 탈질 효과를 보인다. 간헐적 조업 특성상 운전 기간이 5분 이내로 이루어져 온도 유지가 어려운 스카핑 공정에서는 기술 활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한 포스코는 워터 커튼 탈질기를 개발했다. 스카핑 머신 작동 시 발생하는 화염과 최대한 가까운 거리에 물줄기 막을 형성시켜 외부 공기 유입을 최소화하며 질소산화물과 같은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막는다. 워터 커튼을 형성하는 물의 입자가 작았던 테스트 초기에는 외부 공기를 차단하지 못했다. 물 입자가 스카핑 머신 뒤에 있는 집진기 후드로 빨려 들어갔기 때문이다. 물 분사 압력 및 노즐 형태를 여러 번 바꾼 시도 끝에 외부 공기를 차단하는 최적화된 입자 크기를 구현했다. 테스트 결과, 기술 적용 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30% 저감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가 개발한 워터 커튼 기술은 이미 발생한 질소산화물을 저감하는 데 그쳤던 기존 탈질 설비와 달리 질소산화물 발생 자체를 억제하는 것이 장점이다. 대기오염 물질 처리 비용이 매우 낮다. 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기존 공정에서 사용하는 물을 활용함으로써 폐수 처리 비용의 부담이 없다.
대규모 설비를 설치하지 않고도 기술 구현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기존 습식 탈질 설비 신설 시 약 500억원의 투자비와 폐수 처리 비용을 포함한 연간 70~80억원의 운영비가 필요했다. 반면 워터 커튼 기술은 총투자비는 27억원, 연간 운영비는 3억9000만원 수준에 불과했다.또 환경법에 준수하는 안정적인 공정 운영이 가능해져 현장에서는 부담 없이 설비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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