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호흡기 끼고 사진 찍었던 故 어윈 올라프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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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청동 공근혜갤러리
어윈 올라프 작고 1주기 회고전
어윈 올라프 작고 1주기 회고전
2019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헤이그에서는 한 사진작가의 환갑을 축하하는 전시가 연달아 열렸다. 한 도시 전체가 '이 남자의 무대'가 됐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실제 헤이그 시립미술관에서 열린 그의 회고전에는 무려 30만 명이 넘는 관객이 찾아왔다. 몰려드는 관람객 덕분에 전시 기간도 몇 번이나 연장했다. 네덜란드 예술계를 대표하고, 많은 예술가들이 사랑하는 사진가 어윈 올라프가 그 주인공이다.
올라프는 선천적 폐기종을 앓고 있어 높은 곳에 오르면 산소호흡기를 달아야 할 정도로 약한 몸을 가지고 태어났다. 하지만 병은 그의 예술 작업에 걸림돌이 될 수 없었다. 그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다양한 사진을 남긴 '사진 대가'로 이름을 남겼다. 올라프는 지난해 9월 6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악화된 폐기종을 치료하고자 폐 이식 수술을 받은 지 일주일만에 벌어진 일이다. 갑작스런 죽음에 세계 사진계는 충격에 빠졌다.
그가 남긴 사진작가로서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회고전도 꾸준히 열고 있다. 어윈 올라프의 작고 1주기를 맞아 국내에서도 특별 회고전이 관객을 만난다. 2012년부터 올라프의 작업을 국내 관객들에게 소개해 온 서울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다.
그는 사진을 통해 현대 사회의 모순과 소외된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언론을 전공하며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다 사진의 매력에 빠졌다. 당시 암스테르담 성소수자들을 만나 사진을 찍으며 소외된 이들에 대한 시선을 담는 것에 집중했다.
작가로 성공한 후에도 소외된 개인과 사회에 대한 관심을 끊지 않았다. 폐를 찢는 듯한 병을 앓으면서도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속에서도 꾸며진 스튜디오가 아닌 생생한 야외 현장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2020년에는 한국에서 새로운 시리즈를 가장 먼저 공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속 주변 상황이 거짓말 같다는 감정을 담은 '만우절 2020' 시리즈를 공근혜갤러리에서 선보였다. 이후 이 시리즈 올라프의 대표작으로 자리잡으며 파리, 런던과 뉴욕을 돌며 순회전을 통해 소개됐다. 이번 전시에서도 만우절 연작이 공개되는데, 특히 그동안 미술관 소장용으로만 보관해 왔던 마지막 에디션 'April fool 2020, 오전 11시 30분'도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는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업들도 많다. 폐기종을 앓는 스스로의 모습을 마치 3부작 드라마처럼 담아낸 2009년 연작 ' I wish, I am, I will be'가 그것이다. 2023년 작고 직전 발표한 연작 '댄스 인 클로즈업'도 국내 처음으로 소개된다. 이 연작은 네덜란드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캄머발레단 안무가 한스 판 마넨의 춤을 추는 발레단의 모습을 담은 작업이다. 2019년 그의 모국인 네덜란드는 그에게 황금사자 기사작위 훈장을 수여했다. 작고 직전 2023년애는 오렌지 명예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 훈장은 예술·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달성한 인물을 꼽아 수여되는 영예로운 상으로 여겨진다. 그의 예술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는 11월 2일까지 열린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올라프는 선천적 폐기종을 앓고 있어 높은 곳에 오르면 산소호흡기를 달아야 할 정도로 약한 몸을 가지고 태어났다. 하지만 병은 그의 예술 작업에 걸림돌이 될 수 없었다. 그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다양한 사진을 남긴 '사진 대가'로 이름을 남겼다. 올라프는 지난해 9월 6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악화된 폐기종을 치료하고자 폐 이식 수술을 받은 지 일주일만에 벌어진 일이다. 갑작스런 죽음에 세계 사진계는 충격에 빠졌다.
그가 남긴 사진작가로서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회고전도 꾸준히 열고 있다. 어윈 올라프의 작고 1주기를 맞아 국내에서도 특별 회고전이 관객을 만난다. 2012년부터 올라프의 작업을 국내 관객들에게 소개해 온 서울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다.
그는 사진을 통해 현대 사회의 모순과 소외된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언론을 전공하며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다 사진의 매력에 빠졌다. 당시 암스테르담 성소수자들을 만나 사진을 찍으며 소외된 이들에 대한 시선을 담는 것에 집중했다.
작가로 성공한 후에도 소외된 개인과 사회에 대한 관심을 끊지 않았다. 폐를 찢는 듯한 병을 앓으면서도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속에서도 꾸며진 스튜디오가 아닌 생생한 야외 현장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2020년에는 한국에서 새로운 시리즈를 가장 먼저 공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속 주변 상황이 거짓말 같다는 감정을 담은 '만우절 2020' 시리즈를 공근혜갤러리에서 선보였다. 이후 이 시리즈 올라프의 대표작으로 자리잡으며 파리, 런던과 뉴욕을 돌며 순회전을 통해 소개됐다. 이번 전시에서도 만우절 연작이 공개되는데, 특히 그동안 미술관 소장용으로만 보관해 왔던 마지막 에디션 'April fool 2020, 오전 11시 30분'도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는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업들도 많다. 폐기종을 앓는 스스로의 모습을 마치 3부작 드라마처럼 담아낸 2009년 연작 ' I wish, I am, I will be'가 그것이다. 2023년 작고 직전 발표한 연작 '댄스 인 클로즈업'도 국내 처음으로 소개된다. 이 연작은 네덜란드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캄머발레단 안무가 한스 판 마넨의 춤을 추는 발레단의 모습을 담은 작업이다. 2019년 그의 모국인 네덜란드는 그에게 황금사자 기사작위 훈장을 수여했다. 작고 직전 2023년애는 오렌지 명예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 훈장은 예술·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달성한 인물을 꼽아 수여되는 영예로운 상으로 여겨진다. 그의 예술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는 11월 2일까지 열린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