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길 잘했어요"…1시간 넘게 기다린 20대도 반한 'AI 자판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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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디퓨저 자판기' 서울 상륙
"당신 차에 어울리는 향기는"
차량 종류 등에 따라 '카 디퓨저' 내놓는 자판기
아모레퍼시픽·헤이딜러 '콜라보' 팝업서 등장해
차량 번호만 입력하면 AI가 직접 골라 무료 제공
"뻔한 경험서 한 단계 더…'펀슈머' 취향 저격"
"당신 차에 어울리는 향기는"
차량 종류 등에 따라 '카 디퓨저' 내놓는 자판기
아모레퍼시픽·헤이딜러 '콜라보' 팝업서 등장해
차량 번호만 입력하면 AI가 직접 골라 무료 제공
"뻔한 경험서 한 단계 더…'펀슈머' 취향 저격"

26일 서울 성수동에 설치된 차량용 디퓨저 자판기 '내 차 조향소'를 찾은 김새봄(26) 씨가 화면에 차량 번호를 입력하자 이 같은 문구가 나왔다. 그는 기계 하단에서 디퓨저 제품을 꺼내자마자 향기를 맡으며 "자판기가 과연 어떤 향의 디퓨저를 줄지 궁금했다. 평소 강한 향보다 은은하게 퍼지는 향을 더 선호하는데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제주에서 열린 팝업 스토어에서 첫선을 보인 디퓨저 자판기가 서울에 상륙했다. 차량 번호만 입력하면 인공지능(AI)이 차종과 연식에 맞춘 차량용 디퓨저를 제공해주는 방식이 눈길을 끈다. 펀슈머(재미를 중요 가치로 두는 소비자)에게 제대로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량에 어울리는 향기를 골라준다"…이목 끄는 'AI 자판기'

이날 성수동 '내 차 조향소' 앞은 그 인기를 실감하듯 오전 11시께 예약팀이 25팀을 넘어섰다. 대기 시간만 2시간에 가까웠다. 흐린 날씨에 비 소식이 있었지만, 자판기를 이용해보려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자판기 사용 방식은 간단하다. 자판기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에 차량 번호를 입력하면 곧바로 차량 연식과 차종이 뜬다. 이후 휴대폰 번호를 인증하면 자판기가 차량에 맞게 추천한 디퓨저 제품이 하단에 있는 칸으로 떨어진다. 제품 포장 박스엔 차량 번호도 각인된다. 모든 과정은 무료로, 차량당 한 번씩만 자판기를 이용할 수 있다.
향은 '퍼즐 우드'(Puzzle Wood), '오키드 가든'(Orchid Garden), 피오니 블룸(Peony Bloom), 아쿠아 오션' 총 4종이다. 기자가 입력한 차량 번호(2014년식 현대 '아반떼')에 맞는 디퓨저는 퍼즐 우드로, 포장 박스를 열자마자 시트러스한 향이 풍겼다.

향기를 추천하는 AI 원리에 대해선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무작위로 아무 향이나 추천하는 것 아니냐'고 하시는 분도 있지만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차종, 연식, 색상을 조합하는 식으로 디퓨저가 추천된다고 보면 된다"며 "AI 로직을 설계한 업체와 맺은 계약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장 관계자는 "성수동에 자판기를 설치한 뒤 매일 200~230개의 디퓨저 제품이 소진되고 있다. 제주에서보다 더 반응이 뜨겁다"며 "자판기에 넣을 수 있는 물량이 180개인데 오늘도 오후 1시께 벌써 다 떨어져 다시 재고를 채워 넣었다"고 말했다.

'내 차 조향소' 팝업스토어는 오는 29일 성수동에서 철수한 뒤, 이튿날부터 강남, 북촌, 광화문 등 서울 시내에서 순차적으로 문을 연다. 이후 부산, 광주 등 전국 도시에서도 운영한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