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던 미샤와 토니모리, 스킨푸드 등 ‘1세대 로드숍(가두점)’ 화장품 브랜드 실적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글로벌 K뷰티 열풍 속 유통 채널 다변화와 신제품 출시 등으로 부활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장발 살아난 미샤·토니모리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샤 운영사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상반기 매출 1325억원, 영업이익 103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30.4% 증가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토니모리도 상반기 매출(889억원)과 영업이익(76억원)이 같은 기간 각각 31.7%, 145.2% 급증했다. 스킨푸드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57.1%, 81.6% 뛰었다.

미샤는 2002년 오프라인 원브랜드숍 사업을 시작하며 사세를 급격히 불렸다. 2019년 국내 매장은 600여 개에 달했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 국내 화장품 유통 채널이 올리브영 등 ‘멀티브랜드숍’ 위주로 재편되자 이들 원브랜드숍 업체는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갔다. 중국을 중심으로 전개하던 해외 사업 역시 2010년대 말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한한령 등 여파로 타격을 받았다.

2019년 4222억원에 달하던 에이블씨엔씨 매출은 2021년 2629억원으로 줄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680억원, 224억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다. 토니모리 역시 2017~2022년 6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실적 반전의 원동력은 해외였다. 에이블씨엔씨는 국내 로드숍 매장 수를 크게 줄이고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했다. 올 상반기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5.7%에 이른다. 국내 로드숍은 서울 명동 등 핵심 관광 상권 위주로 재편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