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GDP와 GNI

우리는 매년 키와 몸무게를 잽니다. 키가 얼마나 컸는지, 또래 친구들과 비교해 잘 성장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죠. 학교나 학원에서는 주기적으로 시험을 치러요. 지난번 시험과 이번 시험의 성적을 비교하면서 실력이 나아지고 있는지 확인하지요. 사람들은 어떤 대상이나 상황을 파악할 때 정확한 수치로 나타내고 싶어해요. 대충 감으로 ‘좋아지는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에요. 국가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 사정을 구체적인 숫자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by 문혜정 기자

국내총생산(GDP: Gross Domestic Product)

한 나라의 경제 사정을 알아보는 데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GDP예요. 국내(Domestic)에서 생산된 모든 생산물(Product)의 총합(Gross)이라는 뜻입니다. 보통 1년 동안 가계, 기업, 정부가 생산한 물건과 서비스의 최종 시장 가격(거래되는 가격)을 모두 합한 것입니다. 각 생산 단계에서 생기는 ‘부가가치의 합’이기도 해요. GDP는 한 국가 안에서 생산이 얼마나 많이 이뤄졌는지를 나타내요. 나라끼리 비교하는 데에도 쓰입니다.

✔️가계
경제 주체로서 ‘가정’을 이르는 말

✔️부가가치
생산 과정에서 새로 덧붙여진 가치

GDP의 조건

GDP를 계산하는 데 조건이 있어요. 한 나라 안에서 정해진 기간에 생산되거나 얻은 소득이어야 해요. 경제 활동의 주체가 국민이든 외국인 이든 상관없어요. 다만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아 값어치(시장 가치)를 알 수 없는 경제 활동은 빠진답니다. 예를 들어, 우리 가족이 먹으려고 집에서 상추를 길렀다면 이건 GDP에 포함되는 생산 활동이 아니에요.

각 국가의 경제 몸집을 비교해요

GDP가 커진다는 것은 나라의 경제 규모가 커진다는 뜻입니다. 국토가 넓고 인구가 많으면 유리해요. 그만큼 생산하는 상품과 서비스가 많아질 테니까요. 상품만이 아니에요.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돌보고,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고, 미용실에 가는 등의 경제 활동(서비스)도 모두 GDP에 포함됩니다.

국민총소득(GNI: Gross National Income)

그런데 GDP가 크다고 반드시 그 나라 국민이 잘사는 것은 아니에요. A 국가에서는 10명이 10만 원을 벌고, B 국가에선 5명이 10만 원을 번다고 상상해 보세요. 어느 나라의 국민이 평균적으로 각자 쓸 돈이 더 많을까요? GDP가 한 국가의 경제 성장을 나타내는 지표라면, 그 나라 국민의 평균 생활 수준을 파악하는 데에는 GNI를 많이 사용해요. GNI는 한 나라의 국민(National)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생산 활동에 참여하고 받은 모든 소득(Income)을 더한 값(Gross)이에요. 일하고 받은 월급, 투자해서 얻은 이자나 배당금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이것을 인구수로 나누면 ‘1인당 GNI’가 됩니다.

GDP와 GNI의 결정적 차이

미국인 타일러는 인기 방송인이에요. 그가 우리나라에서 일하며 번 돈은 한국의 GDP에 포함돼요. 반면 영국의 프로축구팀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 선수가 영국에서 번 돈은 어떨까요? 우리나라에서 이뤄진 경제 활동이 아니니까 한국의 GDP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대신 GNI에는 포함되지요. 우리 국민이 얻은 소득이니까요. 한국 회사가 외국에 진출해 그 나라의 국민을 직원으로 고용하고 물건을 생산한다면요? GDP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역시 GNI에는 포함됩니다. GDP와 GNI를 구분할 땐 ‘장소’와 ‘국적’이 중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