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고려아연
사진=고려아연
메리츠증권은 13일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에 나서는 것에 대해 "지분율 경쟁 재점화로 단기간 고려아연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증권사 장재혁 연구원은 "국민연금 보유 지분의 매물 출회 가능성이 낮다고 가정하면, 영풍 측이 지분율 과반을 넘기는 것을 막기 위해 고려아연 측은 우선적으로 유통 물량 22.92% 중 6.05%(약 6965억원) 지분을 추가 취득하면 된다"며 "반대로 고려아연 측이 지분율 과반을 넘기는 것을 막기 위해 영풍 측은 6.90%(약 7943억원)를 추가 취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MBK파트너스·영풍 측은 공개매수를 통한 추가 지분 확보가 예상된다"며 "고려아연 측은 백기사의 추가 지분 매입이 유력하다"고 봤다.

지분율 대결 구도는 영풍과 고려아연 측이 각각 33.13%, 33.99%다.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2.39%)와 국민연금 지분(7.57%)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22.92%의 유통 물량이 남는다. 영풍 측이 지분율 과반을 넘기 위해서는 16.87%(현재 시가총액 기준 1조9400억원), 고려아연 측은 16.02%(1조8500억원)를 추가 매입해야 한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전날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 및 특수관계인 장씨 일가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고 의결권을 공동 행사한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지분 일부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받는다. 이를 통해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지분을 영풍 및 장씨 일가보다 1주 더 갖게 된다. 영풍 및 장씨 일가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지난 4일 기준 33.13%(685만9011주)다. 이에 해당하는 물량의 절반을 MBK파트너스에게 넘기는 것이다.

MBK파트너스 측은 "이번 주주 간 계약을 통해 고려아연 지배구조 변화의 기틀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장형진 영풍 고문은 "지난 75년간 2세까지 이어져온 두 가문 공동 경영의 시대가 여기서 마무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3세까지 지분이 잘게 쪼개지고 승계된 상태에서 그들이 공동 경영한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적절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