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대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이 올해 23조원이 넘는 가계대출 순증액을 기록하는 동안, 2금융권에서는 그 절반이 넘는 대출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형 은행들의 실적 전망이 연일 높아지는 반면, 2금융권은 부동산PF 부실에 대출 이탈이라는 이중고까지 겹치며 금융권 내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전범진 기자입니다.

<기자>

KB와 신한, 하나 등 5대 시중은행이 올 상반기에 추가로 집행한 가계대출은 16조 2,000억원.

같은 기간 금융권 전체가 기록한 가계대출 증가액의 2배가 넘습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권도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뱅 3사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의 가계대출 총액은 올들어 약 7조6,000억원어치가 늘었습니다.

5대 은행과 인뱅 가계대출이 급증한 반면, 2금융권 가계대출은 12조 8,000억원이 급감했습니다.

특히 지역농협과 새마을금고, 신협 등 상호금융권은 경기 악화로 인한 부실채권 상각 이슈까지 겹치며 12조3,000억원에 달하는 대출 감소를 경험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이같은 '가계대출 양극화' 뒤에는 대환대출 플랫폼의 흥행과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한 금리 경쟁이 있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율을 2% 내로 묶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금융권 내 '대출 쟁탈전'이 펼쳐졌고, 금리 인하 여력이 있는 대형 은행과 인뱅이 승리했다는 설명입니다.

<인터뷰/ 금융권 관계자>

작년까지만 해도 5대 은행이 전체 은행의 추세를 보여준다는게 어느 정도 (말이) 됐었는데, 요새는 대환대출 인프라가 활성화돼 있어가지고 하위 은행에서 상위 은행으로 몰리거든요. 다른 은행은 그만큼 줄어드는 거에요

금융권 내 쏠림현상은 증권가의 눈높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난 3달 사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가 3%가량 증가한 반면, 상장 지방은행들의 전망치는 6% 이상 감소했습니다.

금융권에선 지난달부터 은행권이 당국의 요청에 따라 가산금리를 올려잡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업권별 격차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됩니다.

가계대출 경쟁력이 줄어든 2금융권과 중소형 은행들은 각각 차주들의 부실율 관리와 기업대출 확대라는 방향으로 대책을 찾고 있지만, 아직까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한국경제 TV 전범진입니다

영상편집 김민영

CG 차은지


전범진기자 forward@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