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사이트브리핑입니다. 코스피 사이드카까지 발동될 정도로 낙폭 큰 상황입니다. 지난 주말에 발표된 미국의 7월 고용지표 부진으로 미국 증시가 폭락했는데, 그 중심에는 반도체주가 자리했습니다.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미국의 반도체주 흐름이 심상치 않았죠?

<기자>

미국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 1일 7% 넘게 하락한 데 이어 2일에도 5% 이상 떨어졌습니다. 문제는 이 지수가 국내 증시와 뚜렷하게 연동된다는 데 있습니다. 지난 1월 3,956포인트에서 거래됐던 이 지수는 3월 5,165포인트까지 치솟았다가 다시 4월 4,306포인트까지 떨어졌습니다. 이후 지난달 5,904포인트까지 오르는가 싶더니 현재 4,607포인트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코스피 역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궤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1월 2,435포인트에서 시작한 코스피는 3월 2,757포인트로 상승폭을 키우다가 4월 2,584포인트로 내려앉았습니다. 다시 지난달 2,891포인트를 기록하며 2900선을 넘보더니 이달 6% 넘게 떨어지며 지금은 2,500선까지 주저앉았습니다.

<앵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우리 시장에도 중요한 지표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구성돼 있습니까?

<기자>

미국 내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반도체 관련 기업 30곳을 시가총액 방식으로 묶은 지수입니다. 첨단 산업을 대표하는 현대적인 지수 중 한 가지로도 자주 쓰이지만,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점차 중요도가 지속적으로 커지면서 시장의 선행성을 대표하는 지수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종목은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AMD 등입니다. 이들은 시가총액 1~3위 종목입니다.

<앵커>

미국 반도체주가 부진한 원인은 뭔가요?

<기자>

그 배경엔 AI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은 데 있습니다. 일부 기업들의 실적을 발표했는데, AI 부문에서 이렇다 할 수익성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특히 AI의 대표주자인 엔비디아는 더 심각합니다. 지난밤 미국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에 조사를 받고 있고 슈퍼 AI 칩 설계에 결함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2일) 107.27달러로 마감한 엔비디아는 지난 6월 18일에 기록한 사상 최고가(135.58달러)에 비해 20.9% 폭락했습니다.

<앵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하락하지만, 우리 반도체 업황은 이제 살아나고 있는데 어떻게 대응해야할까요?

<기자>

단기적인 측면에서 부정적인 전망이 제시됐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반도체 지수 급락에 국내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IT 비중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다만 장기적으론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국내 반도체 업종의 펀더멘털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지난달 한국 수출이 회복됐는데,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가 견인했습니다. 1~7월 반도체는 전년 동월 대비 50.4% 증가한 112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반도체 수출은 9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4개월 연속 50%대 증가율을 기록 중입니다.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부품, 디스플레이 등에 의해 한국산 IT 중간재 수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것입니다. NH투자증권은 "한국 반도체 수출 추이도 호조세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반도체 및 IT 하드웨어 업종의 비중은 높여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김원규기자 w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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