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美 출시 5개월만에 3대 PBM 판로 뚫은 비결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세계 유일 자가주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기다려온 美 보험사·환자
사보험 1개 빼고 3대 PBM 등재…미국 전체 판로의 75%확보
서정진 회장 "오너가 의사 상대 직접 영업 자체가 큰 경쟁력"
사보험 1개 빼고 3대 PBM 등재…미국 전체 판로의 75%확보
서정진 회장 "오너가 의사 상대 직접 영업 자체가 큰 경쟁력"
셀트리온이 개발한 세계 유일 피하주사제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성분명 인플릭시맙) '짐펜트라'가 미국 3대 처방약급여관리회사(PBM)에 모두 등재됐다. 지난 3월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첫 출시한 이후 5개월 만에 미국 전체 보험 시장의 75%에 달하는 판로를 확보한 것으로 상당한 매출 증대가 예상된다.
미국 의료보험시장에서는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하는 PBM이 의약품 유통의 핵심 역할을 한다. PBM이 보험 처리 대상인 의약품 급여목록을 짜면 보험사가 해당 목록을 선정하기 때문이다. 미국 내 3대 PBM은 익스프레스 스크립츠, 옵텀RX, CVS헬스 등을 말한다. 이들은 전체 보험 시장(공보험과 사보험)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보험시장을 공보험과 사보험으로 분류할 경우 공보험이 30~40%, 사보험이 60~70%를 차지한다.
짐펜트라는 3대 PBM의 공보험 시장에 모두 등재됐고 사보험은 3대 PBM 중 1곳 빼고 모두 등재됐다. 추가로 등재된 중소형 PBM을 합쳤을때 셀트리온이 확보한 미국 보험시장 판로는 전체 시장의 75%정도다. 셀트리온이 3대 PBM 중 1곳의 사보험 등재까지 성공한다면 미국 전체 시장에서 80~90%의 판로를 확보할 전망이다.
짐펜트라는 기존 셀트리온의 정맥주사 제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를 자가 투여할 수 있는 피하주사 제형으로 변경해 개발한 제품으로,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 염증성 장 질환에 효과가 좋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짐펜트라가 현재 주력하는 미국 내 염증성 장 질환 시장 규모는 103억달러(약 14조원)로 추산된다. 기존 정맥주사 제형은 병·의원을 찾아가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컸지만 짐펜트라는 자가주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환자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 6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짐펜트라에 대해 의사와 보험회사, 환자가 모두 기다려온 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릭시맙의 기존 정맥주사 제형에 대한 환자의 불편함이 컸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선 이 주사를 맞으려면 중환자들도 모인 공간에서 함께 맞는데, 이때 환자가 심적으로 큰 불편을 느낀다"며 "미국에선 대형 병원에 방문하려면 보통 3~4시간 차로 운전해서 오는 사람이 많아서 직장에서 연차를 써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짐펜트라에 대해 "환자가 기다려온 약이고 그동안 유럽에서 오랜기간 처방됐기 때문에 의사가 선호하고 보험회사도 저항감이 적은 약"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그동안 SC제형이 없어서 일부 환자들은 휴미라나 스텔라라를 쓰는 사례도 있었다"며 "하지만 효능면에선 짐펜트라가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30만명 중에셔 몇 만명이 (우리 쪽으로) 넘어올 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유럽시장 사례를 봤을때 15만명이 어느 기간안에는 넘어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15만명 기준으로 짐펜트라의 최종 매출 목표치는 4조5000억원이라고 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내부 목표이고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다. 셀트리온은 내년(2025년)까지 연 매출 1조원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육성시킨다는 목표다.
서정진 회장은 이 지난 2월부터 미국에 체류하며 직접 발로 뛰면서 현지 영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하루에 최소 4개 병원을 돌고 40명의 의사를 만나, 한 달에 800명씩 연내 북미 전역 7500명을 만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서 회장은 “보통 도시락을 싸들고 의사 한 명을 만나기 위해 환자 대기석에서 기다린다”며 “의사가 점심을 먹는 사이 우리는 서서 발표한 뒤 남은 도시락을 먹는다”고 했다.
서 회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 오너가 직접 의사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것 자체가 큰 경쟁력이라고도 역설했다. 그는 "미국 건국이래 바이오회사 총수가 직접 영업을 위해 의사들을 만나는 사례는 아마 처음일 것"이라며 "이렇게 총수가 직접 뛴다는 것이 우리회사만이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도 했다. 일부 의사들은 서 회장에게 "테어나서 자산 10억 달러 이상 빌리어네어와 처음 만난다"며 "사진을 같이 찍자"고 요청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현장에서 고객(환자와 의료진) 목소리를 들으니 제품 개발 및 판매 전략에 큰 도움이 됐다”며 “고객 역시 기업 오너가 즉석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니 높은 신뢰감을 보였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사보험 1개 빼고 미국 3대 PBM 판로 확보에 성공
셀트리온은 5일 자사 홈페이지 게시글을 통해 "지난 8월 2일(현지시간) 미국 3대 PBM 중 나머지 한 곳과도 짐펜트라 등재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다만 계약 조건상 회사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셀트리온은 앞서 지난 4월 미국의 3대 PBM 중 한 곳인 익스프레스 스크립츠와 등재 계약을 체결했고 이달 초에도 3대 PBM 중 한 곳과 계약을 추가로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셀트리온측은 "나머지 한 곳과는 공보험 체결을 완료해 추가 협상을 통해 사보험 체결만 남겨둔 상황"이라고 밝혔다. 미국 보험 시장은 유형별로 사보험과 공보험으로 나뉘는데, 3대 PBM도 각각 사·공보험을 별도로 나눠 처방집 등재 계약을 따로 체결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 가운데 익스프레스 스크립츠 등 대형 PBM 2곳과는 사·공보험 모두 짐펜트라 등재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미국 의료보험시장에서는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하는 PBM이 의약품 유통의 핵심 역할을 한다. PBM이 보험 처리 대상인 의약품 급여목록을 짜면 보험사가 해당 목록을 선정하기 때문이다. 미국 내 3대 PBM은 익스프레스 스크립츠, 옵텀RX, CVS헬스 등을 말한다. 이들은 전체 보험 시장(공보험과 사보험)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보험시장을 공보험과 사보험으로 분류할 경우 공보험이 30~40%, 사보험이 60~70%를 차지한다.
짐펜트라는 3대 PBM의 공보험 시장에 모두 등재됐고 사보험은 3대 PBM 중 1곳 빼고 모두 등재됐다. 추가로 등재된 중소형 PBM을 합쳤을때 셀트리온이 확보한 미국 보험시장 판로는 전체 시장의 75%정도다. 셀트리온이 3대 PBM 중 1곳의 사보험 등재까지 성공한다면 미국 전체 시장에서 80~90%의 판로를 확보할 전망이다.
출시 5개월만에 성과...서정진 "의사, 보험사, 환자 모두가 기다려온 약"
짐펜트라가 미국 출시 5개월만에 현지 3대 대형 PBM 판로를 모두 뚫은 것은 제품의 차별화된 경쟁력과 현지 영업을 진두지휘하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역량이 주효했다는 평가다.짐펜트라는 기존 셀트리온의 정맥주사 제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를 자가 투여할 수 있는 피하주사 제형으로 변경해 개발한 제품으로,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 염증성 장 질환에 효과가 좋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짐펜트라가 현재 주력하는 미국 내 염증성 장 질환 시장 규모는 103억달러(약 14조원)로 추산된다. 기존 정맥주사 제형은 병·의원을 찾아가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컸지만 짐펜트라는 자가주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환자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 6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짐펜트라에 대해 의사와 보험회사, 환자가 모두 기다려온 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릭시맙의 기존 정맥주사 제형에 대한 환자의 불편함이 컸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선 이 주사를 맞으려면 중환자들도 모인 공간에서 함께 맞는데, 이때 환자가 심적으로 큰 불편을 느낀다"며 "미국에선 대형 병원에 방문하려면 보통 3~4시간 차로 운전해서 오는 사람이 많아서 직장에서 연차를 써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짐펜트라에 대해 "환자가 기다려온 약이고 그동안 유럽에서 오랜기간 처방됐기 때문에 의사가 선호하고 보험회사도 저항감이 적은 약"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그동안 SC제형이 없어서 일부 환자들은 휴미라나 스텔라라를 쓰는 사례도 있었다"며 "하지만 효능면에선 짐펜트라가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서정진 회장 "총수가 직접 영업에 뛰어 든 것 회사의 큰 경쟁력"
이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미국 염증성 장질환 환자 30만 명 중 내년까지 15만 명(50%)에게 우리 신약(짐펜트라)을 공급하는 것이 내부 목표"라고 밝혔다. 램시마SC(짐펜트라의 유럽 제품명)로 이미 유럽시장을 석권한 셀트리온은 미국 시장에서 단기간내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자신했다. 최근 ‘램시마SC’는 유럽 출시 후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20%를 돌파했고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인 ‘램시마’와 합친 점유율은 66%로 현지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서 회장은 "30만명 중에셔 몇 만명이 (우리 쪽으로) 넘어올 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유럽시장 사례를 봤을때 15만명이 어느 기간안에는 넘어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15만명 기준으로 짐펜트라의 최종 매출 목표치는 4조5000억원이라고 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내부 목표이고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다. 셀트리온은 내년(2025년)까지 연 매출 1조원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육성시킨다는 목표다.
서정진 회장은 이 지난 2월부터 미국에 체류하며 직접 발로 뛰면서 현지 영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하루에 최소 4개 병원을 돌고 40명의 의사를 만나, 한 달에 800명씩 연내 북미 전역 7500명을 만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서 회장은 “보통 도시락을 싸들고 의사 한 명을 만나기 위해 환자 대기석에서 기다린다”며 “의사가 점심을 먹는 사이 우리는 서서 발표한 뒤 남은 도시락을 먹는다”고 했다.
서 회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 오너가 직접 의사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것 자체가 큰 경쟁력이라고도 역설했다. 그는 "미국 건국이래 바이오회사 총수가 직접 영업을 위해 의사들을 만나는 사례는 아마 처음일 것"이라며 "이렇게 총수가 직접 뛴다는 것이 우리회사만이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도 했다. 일부 의사들은 서 회장에게 "테어나서 자산 10억 달러 이상 빌리어네어와 처음 만난다"며 "사진을 같이 찍자"고 요청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현장에서 고객(환자와 의료진) 목소리를 들으니 제품 개발 및 판매 전략에 큰 도움이 됐다”며 “고객 역시 기업 오너가 즉석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니 높은 신뢰감을 보였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