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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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비치발리볼 선수 도아 엘그호바시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비키니 차림의 상대 선수들과 경기하는 모습이 이색적이었기 때문. 당시 그는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열린 비치발리볼 경기에 히잡을 쓰고, 몸 전체를 가리는 유니폼을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2021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은 엘그호바시는 2024 파리 올림픽에 다시 나와 이번에는 에펠탑 앞에 마련된 코트에서 경기했다. 이번에도 그는 히잡을 쓰고 몸 전체를 가리는 유니폼을 착용했다. 비키니 차림의 다른 선수들 사이에서 눈에 확 띄는 복장이었다.

그는 스웨덴 매체 익스프레센과 인터뷰에서 "내가 다른 사람에게 히잡 착용을 강요할 수 없는 것처럼 다른 사람이 내게 비키니 착용을 강요할 수 없다"며 "자유로운 나라에서 어떤 옷을 입을지는 개인의 자유"라고 말했다.

국제배구연맹에는 원래 비치발리볼 유니폼 관련 규제가 있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긴 소매 상의와 긴 바지를 입을 수 있도록 완화됐다. 비치 핸드볼의 경우 2021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노르웨이 대표팀이 유럽선수권에 비키니가 아닌 반바지를 입고 나갔다가 벌금 징계를 받은 것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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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국제핸드볼연맹은 비치 핸드볼 여자 선수 유니폼 규정을 사실상의 비키니 의무 착용에서 '타이트하고 몸에 딱 붙는 반바지'로 변경했다. 다만 이 역시 남자 선수 유니폼 규정인 '너무 헐렁하지 않은 하의'와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엘그호바시는 이번 대회 프랑스 선수들에 대한 히잡 착용 금지에 반대 입장도 밝혔다. 파리 올림픽에 다른 나라 선수들은 히잡을 쓰고 나올 수 있지만 프랑스 선수들은 국내법에 따라 히잡 착용이 금지된다.

엘그호바시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히잡 착용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괜찮은 일이고 그것은 자유에 맡겨야 한다"며 "내게 히잡은 나의 일부지만, 모두에게 그런 것은 아닌 것처럼"이라고 말했다.

엘그호바시와 마르와 아브델하디 조는 이번 대회에서 브라질, 이탈리아, 스페인 조에 내리 0-2로 졌다. 그런데도 그는 "이제 무슬림(여성)이라도 비치발리볼이나 배구, 원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자신이 앞장선 결과에 만족스러워했다. 그는 또 최근 국제배구연맹 선수위원으로도 선정된 것과 관련해 "아프리카와 무슬림, 아랍 선수를 대표하게 돼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