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 네타냐후, 美의회서 강경메시지로 여론전…속내는 복잡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하마스 소탕' 전쟁 수행 의지 확인하며 '反이란 전선' 초당적 지지 견인 시도
바이든 더해 트럼프 추켜세우고 해리스 따로 만나고…삼각 줄타기 외교 시험대
현지 매체 "구체적 해법 없어"…美 어지러운 정국 속 원하는 선물 받을 수 있을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 서 '완전한 승리'를 내걸며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전쟁 장기화 피로도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벌이는 가자전쟁 수행의 정당성을 설파하는 한편으로 미국의 초당적 지지를 끌어내고 광범위한 반(反)이란 전선을 구축, 상황을 보다 유리하게 가져가려는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이후 정권교체기 미국 혼란상이 가중되면서 레임덕에 들어간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틈바구니에 낀 네타냐후 총리가 방미 중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의회 밖에 모인 시위자들을 향해 '이란에 쓸모있는 멍청이'들이라는 딱지를 붙이는가 하면 '미국 대 이란' 구도로의 확장을 시도하며 이에 대응하는 안보 동맹 구축을 국제 사회에 제안했다고 미 CNN방송이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네타냐후가 의회에서의 '반항적 연설'을 통해 시위자들을 꾸짖었다면서 이스라엘의 불구대천지 원수 이란을 '소환'하며 가자 지구내 대(對)하마스 작전을 '야만주의'에 맞서는 보다 광범위한 투쟁이라고 선포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가자 전쟁에 대한 비판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네타냐후 연설의 상징성은 그가 그동안 말했던 그 어떤 것보다 주목할만 하다면서, 네타냐후가 가자 전쟁을 둘러싼 깊은 분열을 드러낸 미 의회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의 가자 군사 작전을 목청 높여 방어했다고 촌평했다.
성난 모습으로 비판론을 반박하면서 "우리는 단지 우리 자신을 지키는 게 아니라 여러분을 지키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안보를 직접적으로 미국의 안보 문제와 직결시켰다는 것이다.
이날 연설에는 민주당 의원 수십명이 '보이콧'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연설에서 '비무장·탈급진화'라는 가자지구 전후 구상을 거론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청사진 제시 보다는 '하마스 소탕에 방점을 뒀다.
'완전한 승리' 이하로는 합의를 보지 않겠다고 잘라 말한 것이다.
또한 "하마스의 군사 능력과 가자지구 통치를 파괴"하겠다고 못박으며 한동안 이 지역의 안보 통제권을 유지하겠다고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석방 전망에 대해 "노력이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만 했고, 구체적 휴전 논의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다만 미 고위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휴전 협상이 "마무리 단계이며 타결이 가능하다고 믿을 만한 지점에 도달하고 있다"면서 25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언급, 미·이스라엘 정상회담 테이블에 휴전 문제가 본격적으로 오를지 주목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연설에서 과거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에 신속한 군사 지원을 요청했던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어록까지 소환, 전쟁의 조기 종식 및 중동전쟁 확전 방지 차원에서 미국의 신속한 군사 지원을 거듭 요청했지지만, 복잡한 미국내 정치 상황 등을 감안할 때 그의 방미 미션은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실제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 뿐 아니라 재임 기간 친(親) 이스라엘 밀착 행보를 보였던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별도로 거론하며 트럼프가 한 모든 일에도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CNN은 네타냐후가 트럼프를 칭송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26일 플로리다의 개인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로 날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로 만날 예정이다.
또한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카멀리 해리스 부통령과도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과 별도로 따로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바이든에 비해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해리스 부통령은 당연직 상원 의장임에도 불구, 선거 일정을 이유로 이날 연설에는 불참했다.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치열한 물밑 눈치전 속에 삼각 줄타기 외교를 벌여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국내에서도 코너에 몰린 네타냐후로선 방미 성과 여하에 따라 자신의 정치적 입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당장 네타냐후 총리 연설을 두고 하마스는 "순전한 거짓말"로 이스라엘과 미국, 전세계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인질 가족들 사이에서도 "정치적 연극"이라며 "국내 정치의 이득 때문에 (협상을) 지연시켜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이스라엘 주요 매체들도 이번 연설에 분쟁 종식과 평화 정착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빠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진보 성향 일간 하레츠는 "네타냐후의 52분간 연설에서 이스라엘을 비극적 교착 상태에서 어떻게 구해낼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커녕 작은 실마리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보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는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감동적 연설을 했다"면서도 "이스라엘의 주요 정책 목표를 진전시킬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네타냐후 총리가 현실적으로 하마스의 대안이 될 수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언급을 피했고 '2국가 해법' 등 장기 계획도 다루지 않았다며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바이든 더해 트럼프 추켜세우고 해리스 따로 만나고…삼각 줄타기 외교 시험대
현지 매체 "구체적 해법 없어"…美 어지러운 정국 속 원하는 선물 받을 수 있을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 서 '완전한 승리'를 내걸며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전쟁 장기화 피로도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벌이는 가자전쟁 수행의 정당성을 설파하는 한편으로 미국의 초당적 지지를 끌어내고 광범위한 반(反)이란 전선을 구축, 상황을 보다 유리하게 가져가려는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이후 정권교체기 미국 혼란상이 가중되면서 레임덕에 들어간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틈바구니에 낀 네타냐후 총리가 방미 중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의회 밖에 모인 시위자들을 향해 '이란에 쓸모있는 멍청이'들이라는 딱지를 붙이는가 하면 '미국 대 이란' 구도로의 확장을 시도하며 이에 대응하는 안보 동맹 구축을 국제 사회에 제안했다고 미 CNN방송이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네타냐후가 의회에서의 '반항적 연설'을 통해 시위자들을 꾸짖었다면서 이스라엘의 불구대천지 원수 이란을 '소환'하며 가자 지구내 대(對)하마스 작전을 '야만주의'에 맞서는 보다 광범위한 투쟁이라고 선포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가자 전쟁에 대한 비판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네타냐후 연설의 상징성은 그가 그동안 말했던 그 어떤 것보다 주목할만 하다면서, 네타냐후가 가자 전쟁을 둘러싼 깊은 분열을 드러낸 미 의회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의 가자 군사 작전을 목청 높여 방어했다고 촌평했다.
성난 모습으로 비판론을 반박하면서 "우리는 단지 우리 자신을 지키는 게 아니라 여러분을 지키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안보를 직접적으로 미국의 안보 문제와 직결시켰다는 것이다.
이날 연설에는 민주당 의원 수십명이 '보이콧'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연설에서 '비무장·탈급진화'라는 가자지구 전후 구상을 거론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청사진 제시 보다는 '하마스 소탕에 방점을 뒀다.
'완전한 승리' 이하로는 합의를 보지 않겠다고 잘라 말한 것이다.
또한 "하마스의 군사 능력과 가자지구 통치를 파괴"하겠다고 못박으며 한동안 이 지역의 안보 통제권을 유지하겠다고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석방 전망에 대해 "노력이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만 했고, 구체적 휴전 논의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다만 미 고위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휴전 협상이 "마무리 단계이며 타결이 가능하다고 믿을 만한 지점에 도달하고 있다"면서 25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언급, 미·이스라엘 정상회담 테이블에 휴전 문제가 본격적으로 오를지 주목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연설에서 과거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에 신속한 군사 지원을 요청했던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어록까지 소환, 전쟁의 조기 종식 및 중동전쟁 확전 방지 차원에서 미국의 신속한 군사 지원을 거듭 요청했지지만, 복잡한 미국내 정치 상황 등을 감안할 때 그의 방미 미션은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실제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 뿐 아니라 재임 기간 친(親) 이스라엘 밀착 행보를 보였던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별도로 거론하며 트럼프가 한 모든 일에도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CNN은 네타냐후가 트럼프를 칭송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26일 플로리다의 개인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로 날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로 만날 예정이다.
또한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카멀리 해리스 부통령과도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과 별도로 따로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바이든에 비해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해리스 부통령은 당연직 상원 의장임에도 불구, 선거 일정을 이유로 이날 연설에는 불참했다.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치열한 물밑 눈치전 속에 삼각 줄타기 외교를 벌여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국내에서도 코너에 몰린 네타냐후로선 방미 성과 여하에 따라 자신의 정치적 입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당장 네타냐후 총리 연설을 두고 하마스는 "순전한 거짓말"로 이스라엘과 미국, 전세계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인질 가족들 사이에서도 "정치적 연극"이라며 "국내 정치의 이득 때문에 (협상을) 지연시켜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이스라엘 주요 매체들도 이번 연설에 분쟁 종식과 평화 정착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빠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진보 성향 일간 하레츠는 "네타냐후의 52분간 연설에서 이스라엘을 비극적 교착 상태에서 어떻게 구해낼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커녕 작은 실마리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보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는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감동적 연설을 했다"면서도 "이스라엘의 주요 정책 목표를 진전시킬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네타냐후 총리가 현실적으로 하마스의 대안이 될 수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언급을 피했고 '2국가 해법' 등 장기 계획도 다루지 않았다며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