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부실학회 '와셋'에 초록 발표…2019년 정부 전수조사서도 확인돼
유 후보자 "직접 참가한 건 아냐…연구책임자로서 처분 겸허히 받아들여"
유상임 과기장관 후보자, 부실학회 투고로 서울대서 경고처분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2017년 대표적 부실학회로 꼽히는 와셋(WASET.세계과학공학기술학회)에 논문을 투고한 것이 정부 전수조사에서 확인돼 재직 대학인 서울대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유 후보자는 자신이 참여하진 않고 지도 학생이 참여한 것이지만 연구책임자로서 책임이 있어 처분을 겸허히 받아들였다며 면밀하게 살피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25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2017년 11월 와셋이 일본 도쿄에서 개최한 '자기 및 자성체 국제 콘퍼런스'(International Conference on Magnetism and Magnetic Materials)라는 국제학술대회에 유 후보자가 제자 2명과 함께 수행한 연구 논문이 초록으로 발표됐다.

부실학회는 논문 발표나 출판 등 형식만 학회고 실체는 영리를 추구하는 단체다.

와셋과 오믹스(Omics) 등이 부실학회를 운영하는 대표적 단체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은 동료 검증 등 별다른 학술적 절차 없이 논문을 받아 발표하고 돈만 받는 방식으로 운영하는데, 정부 연구개발(R&D) 지원을 받는 일부 연구자들이 여기에 참석하고 실적으로 보고하는 등 악용해 온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2018년 관련 문제가 불거지자 과기정통부와 교육부는 전수조사를 통해 와셋과 오믹스에 참가한 국내 대학·연구기관 소속 연구자 1천317명을 확인하고, 기관별 조사를 통해 연구 윤리나 직무 규정 위반행위가 적발되면 징계토록 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유 후보자도 여기에 포함됐으며 서울대가 최종 경고 처분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유 후보자는 당시는 부실학회 문제가 불거지기 전이라 학회의 부실 여부를 미리 파악하지 못했다며, 제자도 참석한 후에야 이상함을 느껴 초록만 제출하고 논문 제출과 학술지 게재는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부실학회 문제도 이 학회를 참석한 후인 2018년 관련 보도로 알았으며 제자가 참가한 것이 부실학회란 것도 대학 본부에서 전수조사를 하면서 뒤늦게 알았다고 했다.

이후로는 꼼꼼히 살펴 부실학회와 관련한 일체 문제가 없었다고 그는 해명했다.

유 후보자는 비록 부실학회에 직접 참가하지는 않았지만, 연구책임자이자 교수로서 학생을 지도할 책임이 있기 때문에 처분을 겸허하게 받아들였다며 면밀하게 살펴야 할 책임이 있었는데 하지 못한 점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연합뉴스에 입장을 밝혔다.

앞서 교수 출신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가운데에는 부실학회 참여 문제가 불거지면서 낙마한 사례도 있다.

2019년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던 조동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오믹스 주최 학회에 참가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당시 청와대에서 지명을 철회한 바 있다.

최기영 전 과기정통부 장관도 후보자 시절 지도학생이 부실학회로 의심되는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것이 확인되자 본인의 불찰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