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80만원 직원도 사장 됐다"…900억 버는데 시총 1800억 KSS해운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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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운반선 세계 5위 KSS해운을 가다
박찬도 대표, 제2 도약 자신감
"VLGC 등 글로벌 영업 질주
암모니아 해상 운송이 새 먹거리"
55년 만의 최대 실적 청신호
4% 육박한 배당 수익률 매력
직원→회장…종업원지주제 인상적
고금리, 성장 걸림돌…올 주가 10% 뚝
박찬도 대표, 제2 도약 자신감
"VLGC 등 글로벌 영업 질주
암모니아 해상 운송이 새 먹거리"
55년 만의 최대 실적 청신호
4% 육박한 배당 수익률 매력
직원→회장…종업원지주제 인상적
고금리, 성장 걸림돌…올 주가 10% 뚝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7년 11개월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임직원을 만나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초대형 LPG운반선(VLGC) 14척을 운영 중인데, 액화석유가스(LPG) 해상 운송 시장 활황으로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됩니다.”
박찬도 KSS해운 대표(1972년생)는 지난 19일 올해 경영 성적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매출 4726억원, 영업이익 884억원으로 54년 만의 최대 실적을 달성했는데 LPG 해상 운송 시장의 고운임 지속으로 올해도 실적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이는 미국의 경우 천연가스 생산량과 수출 설비가 지속 확대되고, 지난해 LPG 재고량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는데 가격 하방 압력을 가져와 아시아 수요처의 지속적인 수입 환경이 마련된 까닭이다. 또 파나마 운하의 가뭄 및 중동 긴장 우려로 VLGC 시장은 당분간 견조한 운임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 2022년과 비교해 오는 2028년 LPG 수요가 12%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 것도 호재다.
해상 특수화물 운송 강자 … 34척 선대 운영
KSS해운은 1969년 12월 31일 코리아 케미칼 캐리어스(KOREA CHEMICAL CARRIERS LTD)라는 이름으로 닻을 올렸다. 1983년 가스화물운송 분야에 진출했고 50년 이상 가스·케미컬(화학 제품) 등 석유화학의 특수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2007년 10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현재 초대형 LPG운반선 14척, 중형 암모니아 전용 운반선 3척, 소형 가스선 4척, MR Tanker 4척, 케미컬 운반선 5척과 4척의 LNG지분참여선을 포함해 총 34척의 선대를 운영 중이며 미주·중동·아시아 등 글로벌 항로를 질주하고 있다. 특히 1984년 동아시아 최초의 전용선 가스 글로리아호 도입해 40년간 암모니아 운송 노하우를 축적했다고 평가받는다. LPG운반선의 경우 세계 5위권(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 기준)이며 국내 유일의 암모니아 운송선도 보유했다. 가스 및 케미컬 화물 운송 시장에선 50여년 노하우를 바탕으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들과 장기 계약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주력 화물인 LPG, 암모니아는 글로벌 탈탄소 트렌드에 부합하는 친환경 화물로 각광받고 있다. VLGC 글로벌 선단의 15% 이상이 20년 이상 고령 선박이나 KSS해운은 평균 5년 선대라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본사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12 대일빌딩 8층에 위치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2척의 VLGC를 매각했지만, LPG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LPG DUAL/FUEL(이중연료 추진) VLGC 2척을 도입해 경쟁력을 높였다”며 “지난 2월 용선한 VLGC 1척과 MR Tanker 2척 도입으로 선대가 증가해 글로벌 영업 질주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선형이 작아서 수익률이 떨어지는 부분은 체질 개선으로 대응하고 시장 상황이 좋기에 단기 용선 계약으로 수익률 극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내부적으로 올해 매출 5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에 도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가 연내 1회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금융비용 부담이 높은 편인데 이를 대응하는 게 숙제다.“탈탄소 트렌드 부합하는 선대 구축 … 암모니아 운송이 새 먹거리”
박 대표는 “탈탄소의 메가 트렌드에 부합하는 선대를 꾸려가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4척의 이중 연료추진 선박을 도입하는 등 친환경 기초 체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KSS해운이 주력으로 운송하고 있는 LPG는 친환경 에너지로서 물동량이 늘고 있으며, 암모니아는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이자 수소의 운송 매개체로 비료, 정밀화학용 원료에서 수소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주요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LPG·LNG(액화천연가스)에서 수소·메탄올로 에너지 시장 변화의 흐름을 타는 것이다. 박 대표는 “암모니아 산업의 발전에 발맞춰 운송 선사로서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국내외 유수의 회사들과 협의를 지속하고 있으며, 이 프로젝트들이 구체화되는 시점에 대도약을 맞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그는 “가스화물 운송시장은 LPG·암모니아 뿐만 아니라 에탄·액화이산화탄소(LCO2)·수소 등을 포함하는데, 특히 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기술 발전으로 인한 액화이산화탄소의 해상 물동량 증가는 40년 이상의 액화가스화물 운송 노하우를 보유한 KSS해운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KSS해운은 선박의 종류를 기준으로 가스선(VLGC, MGC, PLGC<소형 가스선>, LNG지분투자)과 케미컬선(MR TANKER, 소형 케미컬선) 2개 사업 부문으로 구분한다. 지난해 매출 비중 89.8%가 가스선이고 케미컬선이 9.9%다. 기타는 0.3%다. 사업 구조와 수익 모델은 어떻게 될까. 박 대표는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VLGC, MGC, MR TANKER 등 대형 선박은 모두 기간 대선계약을 맺고 있다”며 “이는 선박 도입 시 차입금에 대한 원리금 상환을 위한 현금을 안정적으로 유입하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시장이 좋은 고운임 시기에는 항해용선(SPOT·일종의 택시 개념)을 통해 고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저운임 시기엔 원리금 상환에 허덕일 수 있는 해운업황 특성을 고려한 사항이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시장 운임의 변동에 따른 실적 변동성은 적은 편이다. KSS해운은 장기 계약(5~10년) 50%, 1~2년 단기 계약 30%, SPOT 계약 20%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박 대표는 “회사도 시황이 좋을 때 고수익을 올리기 위해 계약 갱신 시 SPOT 및 1~2년 단기의 기간 대선계약도 검토하고 있으며 실제 올해 3척의 VLGC 계약 갱신 시 면밀한 분석으로 시장 운임과 연동된 단기 기간 대선계약을 체결해 수익 상승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5년간 실적을 보면 꾸준히 우상향이다. 2019년 매출 2312억원, 영업이익 528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4726억원, 영업이익 884억원으로 각각 104.41%, 67.42% 뛰었다. 같은 기간 배당금은 1주당 270원에서 350원까지 올랐다. 배당수익률도 3.49%에서 3.78%까지 높아졌다. 다만 부채비율은 지난 1분기 기준 299%인데 해운업 특성상 본인 100% 자금으로 영업이 힘들기에 선박을 일부 빌리기도 하는데 선박을 매각하면 부채비율은 확 낮아지지만 그만큼 성장성은 떨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선박 자금을 활용할 때 헤지 부분이라든가 정책 금융을 잘 이용하고 선박 매각과 도입 최적의 타이밍을 실현한다면 재무 구조는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총 주식 수는 2308만5880주로 최대주주는 창업주 박종규 고문(지분 15.53%)이다. 우리사주조합(11.99%), KSS해운 사내근로복지기금 9% 등이다. 외국인 지분율은 6.55%다.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512억원, 선박 자산은 1조6119억원이다. 호실적에도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8160원으로 연초 대비 11.78% 떨어졌다. 역사적 고점인 2021년 5월 13일(장중 1만6100원)과 비교하면 반토막 났다. 주가 부양책을 고심하고 있을까. 박 대표는 “재정 건정성(당기순이익)이 좋아진다면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검토할 의지가 있고 28년 연속 배당도 도전하겠다”고 답했다.
“2035년 대형선 최소 40척 보유 … 1조 매출 도전”
그는 투자 긍정 요인에 대해 “LPG·암모니아 등 화물 운송은 탈탄소 트렌드 속에서 매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선박과 운송 경험 노하우가 쌓인 KSS해운 성장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답했다. 또 “2035년 대형선 최소 40척, 2050년엔 50척의 보유 계획을 갖고 있다”며 “1조 매출 시대도 꿈은 아닐 것이다”고 덧붙였다. 위험 요인도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늦어지며 고금리 환경이 지속돼 매출과 영업이익 상승에도 불구하고 순이익(2023년 170억원)이 전년 대비 62.64% 줄었다. 이에 사측은 금리 인하 경로 예측에 맞춰 현금흐름 및 손익 시나리오를 꾸준히 점검하고 있다. 또 선박의 매각, 신조/재금융 선박에 대한 고정·변동금리 검토, 여신 여력 확인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경제적 이슈로 에너지 전환 속도가 저하될 여지도 있다. 하지만 사측은 LPG와 암모니아 같은 친환경 에너지의 물동량 증가는 시간과 속도의 문제일 뿐 역행할 여지는 적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우량한 재무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하고 석유화학제품 등 범용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MR Tanker를 늘리며 사업을 다각화하는 등 시장 환경에 유기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직원이 주인되는 회사 … “실적 긍정적인 영향 미칠 것”
KSS해운을 다섯 글자로 표현해 달란 부탁에 박 대표는 “직원이 주인”이라고 답했다. 이는 독특한 경영방식에서 온 것인데 종업원지주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말단 직원으로 입사해 경영 능력을 인정받는다면 회장까지 올라갈 수 있는 구조다. 박 대표는 “검증에 검증을 거친 직원만이 회사를 대표할 수 있다”며 “이사회 구성도 사외이사 5명, 사내이사 3명으로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년 고배당도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게 만드는 ‘당근’인 셈이다. 박 대표는 “직원이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문화가 안착된다면 일하는 방식이 달라져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주장했다. 1999년 입사해 월급 80만원으로 직장 생활을 시작한 박 대표는 직장 생활 25년차다. 그는 “회사에 근무할 때 대기업의 영입 제안이 많았지만 창업주의 철학이 너무 마음에 들어 회사와 함께 성장하기로 결심했다”며 “누구나 사장이 될 수 있는 회사라면 믿고 몸을 맡겨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한 목소리로 말했다. 청춘들을 위해서는 “1년 단위별 성장 계획과 큰 그림을 구체화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또 “자기 실력에 대한 자존감이 있어야 발전할 수 있고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맛을 알아간다면 어느새 훌쩍 큰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지난해 3월 취임해 ‘초보 대표’임에도 개인투자자들에게 당부를 잊지 않았다. 박 대표는 “자본집약적인 해운업 특성상 투자를 하고 결실을 맺으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며 “테마주와 다른 영역에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시는 분들만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 여건이 허락하는 한에서 주주환원책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미래 성장성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이재모 그로쓰리서치 대표는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KSS해운은 국내 최대 VLGC 선단 보유 기업으로 세계 5위권이다”며 “SK가스·E1·한화솔루션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5년간 연평균 영업이익률 15%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구조와 3%대 배당수익률은 매력적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 미국이 금리인하를 실시하면 이자비용 부담이 낮아지면서 수익성이 더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밸류에이션도 PBR 0.4배로 저평가 상태다”고 분석했다. 다만 “VLGC 운임지수 등 매크로 환경에 회사 실적 및 수익성 변동이 큰 것은 약점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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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