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준 연세대학교 교수 "불확실성 시대, 실험의 속도를 높여라"
한국표준협회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기업을 포상하고 수상 기업의 혁신 성과를 확산하기 위해 2000년 ‘대한민국 혁신대상’을 제정해 25년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기술, 융복합, 제품, 서비스, 경영,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6개 부문에서 탁월한 혁신 성과를 이룬 7개 기업, 23개 품목이 상을 받았다. ‘대한민국 혁신대상’ 운영 초기에는 수상 기업의 혁신 활동이 요소 기술을 국산화하고 표준화된 기능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최근에는 사용자의 안전과 위생을 증진하고 개인 맞춤형 기능을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올해 수상 품목과 기업은 가사 노동 시간과 강도를 줄여주는 가전을 통해 삶의 생산성과 여가의 질을 높여주고, 다양한 기기를 연결해 통합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하는 등 개인 맞춤형 경험을 수월하게 전달하기 위한 기업의 혁신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불확실성 시대의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해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는 기업의 노력과 친환경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고자 하는 혁신 방향성도 찾아볼 수 있다.

기업들은 디지털 변혁을 통해 이전에는 상상만으로 가능했던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면서,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 있다. 개발된 신기술을 기존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비즈니스모델에 접목해 새로운 기치를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한 혁신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던 시기에 생산량을 효율적으로 늘리기 위해 공급자 관점에서 구분해 놓은 시장의 영역은 사용자의 관점에서 전개되는 이종 간의 융복합을 통해 허물어지고 있다.

이종 간 융복합을 기반으로 급변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객 관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고객의 욕구를 다시 정의하고 기업의 핵심 역량과 기술을 다양한 영역에 연계하여 새로운 가치를 고객에게 끊임없이 전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에 요구되는 역량은 제품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이를 공급하는 기업의 기능과 프로세스까지도 모듈화해 환경 변화에 따라 상황에 최적화된 모듈 간의 조합을 구현해 가는 것이다. 예측이 쉽지 않은 불확실성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탐색·거래 비용을 지속해서 낮추고 실험의 속도를 높여 상황에 최적화된 조합을 만들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