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우유만의 특별한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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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낙농가, 해외보다 엄격한 관리로 믿고 마실 수 있는 우유 생산 노력
개체별 정밀한 사양관리를 통해 젖소 건강관리 철저
개체별 정밀한 사양관리를 통해 젖소 건강관리 철저
2023년도 국민 1인당 우유 및 유제품 소비량은 원유환산 83.9kg을 기록하며 우리의 식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특히 우유는 200ml 기준, 칼슘 200mg이 함유돼 있어 단일식품 중 칼슘 함량이 가장 높고 흡수율도 뛰어나 칼슘의 급원 식품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화, 소비자의 식품 기호도 변화, 다양한 대체음료의 등장으로 국내 원유로만 생산되는 백색 시유의 소비량이 정체 내지 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주요 유제품 수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2026년부터는 무관세 수입이 순차적으로 예고돼 있으며, 더욱이 최근에는 멸균유 수입량의 급증으로 위축된 국내산 원유시장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이에 국내 낙농가의 주름살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낙농육우협회 낙농정책연구소가 발표한 ‘2023 낙농경영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낙농가는 부채 및 후계자 부족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농가 호당 평균 부채는 6억 8,100만 원으로, 2022년보다 9,500만 원(33%p) 증가했다. 부채는 주로 시설투자(33.5%), 사료구입(24.9%), 쿼터 매입(19.0%) 등에서 발생한다.
꾸준히 오르는 생산비도 부담이다. 지난달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축산물생산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 생산비는 L당 1,003원으로 2022년(959원)보다 4.6% 증가했다. 지난해 우유 생산비가 늘어난 데는 사료비·자가 노동비 상승이 영향을 끼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낙농용 배합사룟값은 2022년 1㎏당 641원에서 2023년 669원으로 4.4% 올랐다. 같은 기간 시간당 자가 노동단가도 3.9% 상승했다. 앞서 2022년 우유 생산비는 전년(843원) 대비 13.7% 오르며 큰 폭으로 상승했다.
고령화도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지난해 경영주의 연령분포는 60대(44.0%)가 가장 많았고, 50대(21.2%)가 뒤를 이었다. 20∼40대 경영주 비율은 25.9%로 전년 대비 1.6%p 줄었다. 50~70대 경영주의 비율은 74%로 전년 대비 1.1%p 증가했다. 여가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는 낙농업 특성상 가업을 이어받으려는 2세도 빠르게 줄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낙농가들은 건강한 젖소가 좋은 우유를 만든다는 신념 아래 목장의 환경·위생관리, 젖소의 건강관리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품질 좋은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국내 원유 등급 체계가 세계에서 제일 까다로운 만큼 젖소 한 마리 한 마리 철저한 사양관리를 통해 건강하게 키우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어린 송아지, 육성우, 착유소까지 성장 단계별로 분리해 사육하는 것은 물론이고 쾌적한 환경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매일 같이 로터리를 쳐 운동장을 뽀송뽀송하게 관리한다. 또 더위에 취약한 소의 특성을 고려해 지붕 위에 차광막이나 안개 분무를 설치하는 등 환경 개선에도 힘쓴다. 최근 스마트 기술(ICT)을 접목해 운영하는 목장들도 늘고 있다. 첨단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젖소의 상태를 꼼꼼히 확인할 수 있다. 체온, 활동 기록, 반추 횟수까지 데이터를 모두 기록한다.
철저한 개체별 사양관리는 원활한 품질관리로 이어진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동식물위생연구부 세균질병과가 진행한 ‘2023년 원유 검사’ 결과, 지난해 집유 된 원유의 체세포 수 1등급 비율은 69.13%로 전년 대비 4.25%p(포인트) 증가했다. 세균 수 1등급 비율도 99.59%로 전년 대비 0.05%p 증가했다. 우유의 품질은 체세포 수와 세균 수로 결정된다. 스트레스나 질병이 없는 건강한 젖소는 체세포 수가 적다. 세균 수는 원유 속에 들어있는 세균의 수로 낮을수록 깨끗하다는 의미다. 얼마나 청결한 상태에서 착유가 이뤄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원유 등급 체계는 다른 국가보다 엄격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국산 우유의 가장 높은 품질 등급은 1A다. 원유 1㎖당 체세포 수 20만 개 미만, 세균 수 3만 개 미만이면 1A 등급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낙농 선진국인 덴마크와 같은 수준이다. 낙농 선진국으로 꼽히는 독일(1㎖당 체세포 수 40만 개 이하, 세균 수 10만 개 이하)과 네덜란드(1㎖당 체세포 수 40만 개 이하, 세균 수 10만 개 이하)보다 엄격하다.
젖소 목장을 경영하는 농가는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365일 젖을 짜고 젖소를 관리해야 한다. 즉 젖소의 일상에 나 자신을 맡겨야 하는 삶이 낙농가의 일상이다. 국내 낙농가들은 ‘우리가 생산하는 우유는 깨끗하고 건강한 젖소에서 나온 가장 안전한 먹거리’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매일 같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그러나 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화, 소비자의 식품 기호도 변화, 다양한 대체음료의 등장으로 국내 원유로만 생산되는 백색 시유의 소비량이 정체 내지 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주요 유제품 수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2026년부터는 무관세 수입이 순차적으로 예고돼 있으며, 더욱이 최근에는 멸균유 수입량의 급증으로 위축된 국내산 원유시장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이에 국내 낙농가의 주름살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낙농육우협회 낙농정책연구소가 발표한 ‘2023 낙농경영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낙농가는 부채 및 후계자 부족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농가 호당 평균 부채는 6억 8,100만 원으로, 2022년보다 9,500만 원(33%p) 증가했다. 부채는 주로 시설투자(33.5%), 사료구입(24.9%), 쿼터 매입(19.0%) 등에서 발생한다.
꾸준히 오르는 생산비도 부담이다. 지난달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축산물생산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 생산비는 L당 1,003원으로 2022년(959원)보다 4.6% 증가했다. 지난해 우유 생산비가 늘어난 데는 사료비·자가 노동비 상승이 영향을 끼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낙농용 배합사룟값은 2022년 1㎏당 641원에서 2023년 669원으로 4.4% 올랐다. 같은 기간 시간당 자가 노동단가도 3.9% 상승했다. 앞서 2022년 우유 생산비는 전년(843원) 대비 13.7% 오르며 큰 폭으로 상승했다.
고령화도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지난해 경영주의 연령분포는 60대(44.0%)가 가장 많았고, 50대(21.2%)가 뒤를 이었다. 20∼40대 경영주 비율은 25.9%로 전년 대비 1.6%p 줄었다. 50~70대 경영주의 비율은 74%로 전년 대비 1.1%p 증가했다. 여가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는 낙농업 특성상 가업을 이어받으려는 2세도 빠르게 줄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낙농가들은 건강한 젖소가 좋은 우유를 만든다는 신념 아래 목장의 환경·위생관리, 젖소의 건강관리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품질 좋은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국내 원유 등급 체계가 세계에서 제일 까다로운 만큼 젖소 한 마리 한 마리 철저한 사양관리를 통해 건강하게 키우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어린 송아지, 육성우, 착유소까지 성장 단계별로 분리해 사육하는 것은 물론이고 쾌적한 환경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매일 같이 로터리를 쳐 운동장을 뽀송뽀송하게 관리한다. 또 더위에 취약한 소의 특성을 고려해 지붕 위에 차광막이나 안개 분무를 설치하는 등 환경 개선에도 힘쓴다. 최근 스마트 기술(ICT)을 접목해 운영하는 목장들도 늘고 있다. 첨단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젖소의 상태를 꼼꼼히 확인할 수 있다. 체온, 활동 기록, 반추 횟수까지 데이터를 모두 기록한다.
철저한 개체별 사양관리는 원활한 품질관리로 이어진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동식물위생연구부 세균질병과가 진행한 ‘2023년 원유 검사’ 결과, 지난해 집유 된 원유의 체세포 수 1등급 비율은 69.13%로 전년 대비 4.25%p(포인트) 증가했다. 세균 수 1등급 비율도 99.59%로 전년 대비 0.05%p 증가했다. 우유의 품질은 체세포 수와 세균 수로 결정된다. 스트레스나 질병이 없는 건강한 젖소는 체세포 수가 적다. 세균 수는 원유 속에 들어있는 세균의 수로 낮을수록 깨끗하다는 의미다. 얼마나 청결한 상태에서 착유가 이뤄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원유 등급 체계는 다른 국가보다 엄격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국산 우유의 가장 높은 품질 등급은 1A다. 원유 1㎖당 체세포 수 20만 개 미만, 세균 수 3만 개 미만이면 1A 등급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낙농 선진국인 덴마크와 같은 수준이다. 낙농 선진국으로 꼽히는 독일(1㎖당 체세포 수 40만 개 이하, 세균 수 10만 개 이하)과 네덜란드(1㎖당 체세포 수 40만 개 이하, 세균 수 10만 개 이하)보다 엄격하다.
젖소 목장을 경영하는 농가는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365일 젖을 짜고 젖소를 관리해야 한다. 즉 젖소의 일상에 나 자신을 맡겨야 하는 삶이 낙농가의 일상이다. 국내 낙농가들은 ‘우리가 생산하는 우유는 깨끗하고 건강한 젖소에서 나온 가장 안전한 먹거리’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매일 같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