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에게 2천505번째 안타 내줬지만, 7이닝 무실점으로 선발승
'대기록 내줬지만 무실점 역투' 알칸타라 "부진했던 시간, 죄송"
라울 알칸타라(31·두산 베어스)는 '대기록'을 앞둔 손아섭(36·NC 다이노스)과 정면 승부를 펼쳤다.

결국 손아섭에게 대기록을 내주긴 했지만, 알칸타라도 선발승을 챙겼다.

알칸타라는 20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사사구 없이 안타 4개만 내줬다.

실점은 단 한 개도 하지 않았다.

알칸타라의 역투 덕에 두산은 NC를 2-0으로 꺾었다.

이날 알칸타라는 최고 시속 153㎞, 평균 시속 150㎞의 빠른 공과 포크볼, 슬라이더를 적절하게 섞어 NC 타선을 요리했다.

위기는 단 한 차례뿐이었다.

알칸타라는 2-0으로 앞선 6회초 2사 후 손아섭에게 포크볼을 던지다가, 좌전 안타를 맞았다.

손아섭은 개인 통산 2천505번째 안타를 치며, 박용택 KBSN스포츠 해설위원의 기록(2천504안타)을 넘어 이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다음 타자 박건우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쳐 알칸타라는 2사 2, 3루에 몰렸다.

안타 한 방이면 동점까지 내줄 수 있는 상황에서 알칸타라는 맷 데이비슨을 시속 130㎞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해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알칸타라는 삼자범퇴로 임무를 완수했다.

'대기록 내줬지만 무실점 역투' 알칸타라 "부진했던 시간, 죄송"
알칸타라는 4월 10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71일 만에 승리(2승 2패)를 챙겼다.

알칸타라가 실점 없이 등판을 마친 건 4월 21일 키움 히어로즈전(7이닝 4피안타 무실점) 이후 60일 만이다.

4월 말에 팔꿈치 통증을 느껴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운 알칸타라는 5월 26일 1군으로 돌아왔지만, 한동안 '부상 전의 위력'을 과시하지 못했다.

두산의 근심이 커지던 순간, 알칸타라가 '1선발 다운 역투'를 펼쳤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선발 알칸타라가 빼어난 피칭으로 7이닝을 책임지며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며 "1회부터 스트라이크존을 적극 공략했고, 몸쪽 코스에도 자신 있게 공을 뿌리면서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알칸타라는 "개인적으로도, 팀으로도 기분 좋은 승리"라며 "7이닝을 소화하며 불펜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줬다는 점이 만족스럽다.

또 팀적으로는 치열한 선두 싸움을 펼치는 가운데 승리에 보탬이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포수 김기연과의 호흡이 좋았다"며 "경기 전부터 포크볼을 잡을 때 느낌이 좋았는데 김기연, 전력분석팀과 상의한 대로 포크볼을 구사한 점이 주효했다"고 동료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알칸타라는 부상으로 이탈하고, 복귀한 뒤에도 부진했던 시간도 떠올렸다.

그는 "내가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동안 젊은 투수들이 정말 많이 고생했다.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며 "복귀 후 결과가 좋지 않을 때도 단점을 최대한 빨리 수정하고 보완해 짐을 덜어주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전했다.

이어 "결과가 좋지 않을 때도 두산 팬들은 언제나 따뜻한 응원을 보내줬다"며 "그 응원 덕분에 오늘 좋은 결과를 냈다"고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선발승을 거둬 상대 타자에게도 기분 좋게 축하 인사를 보낼 수 있다.

알칸타라는 "오늘 손아섭이 KBO 최다안타 신기록을 작성한 것에 상대 팀이지만 축하를 보낸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