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추·해외투자 유치는?…'고차방정식' 동해 가스전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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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추공 설왕설래…"성공률 높은 곳" vs "여러구역 묶어 큰 규모로"
'리스크 분산' 해외투자 조기 유치?…국가수익 감소 가능성도 고려해야
검증 벼르는 야권, 예산 협의 험로 예고…'액트지오' 둘러싼 의혹은 여전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가 당장 눈앞에 둔 과제는 첫 시추 위치 설정과 함께 해외투자 유치 관련 결정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오는 12월 첫 시추공을 뚫는다는 계획하에 다음 달 중 정확한 시추 위치를 확정하기로 했다.
해외투자 유치는 이번에 발견된 7개 유망구조를 재조정한 결과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본격적인 시추를 진행하기까지 향후 몇개월이 국익을 좌우하는 '승부의 시간'이라는 말이 나온다.
첫 시추의 성공 여부가 프로젝트 전체의 향배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사업의 주도권을 쥐면서도 리스크를 분산할 방법을 모색하는 등 복잡한 계산을 해야 한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안덕근 장관은 이번 주 중 동해 석유·가스전 탐사 전략회의를 열어 첫 탐사 시추를 위한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 "성공률 높은 곳" "큰 규모로"…첫 시추 위치 둘러싼 고민
첫 번째 시추 위치와 관련해 석유업계와 정부 안팎에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
우선 부존 예상 자원량 규모는 다소 적더라도 성공률이 높은 곳부터 뚫어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동해 심해 지역 평가분석을 진행한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도 이런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아브레우 고문은 정부 측에 "규모가 작더라도 석유·가스가 확실히 나오는 게 중요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시추공 여러 개를 뚫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전략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리스크 저감 차원에서도 석유·가스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곳을 먼저 뚫을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또는 서로 인접한 구조 중 적절한 지점을 찾아 시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경우 기대할 수 있는 탐사자원량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탐사시추 방법이 고도화함에 따라 시추공 1개를 뚫으면서도 주변 여러 유망구조의 부존자원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7개 유망구조 가운데 대표 지역인 '대왕고래'가 프로젝트의 중심에 설 수도 있다.
정부는 시추 위치 결정을 석유공사에 맡길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액트지오 외 국내외 전문가 그룹의 자문도 받는다.
심해 지층 구조와 탐사자원량 규모, 성공 확률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하는 고도의 전문기술 영역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 해외투자 유치는…"리스크 분산" "성공 시 국익 줄어들라"
이번 프로젝트는 경제·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성공한다면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이 심화한 상황에서 국가 경제에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런 만큼 정부는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실패 이후 사라졌던 공기업 성공불융자를 부활하는 등 정책적인 금융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석유공사의 심해 탐사 경험이 부족하고, 프로젝트의 규모도 방대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외투자 유치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대규모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덜고 시추·개발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에도 해외투자 유치는 도움이 된다.
실제로 업계 내에서는 대부분 시추 단계에서부터 해외자본이 들어온다는 게 중론이다.
세계적 석유·가스 기업인 엑손모빌, 셸, BP 등이 대왕고래 탐사전에 뛰어든다면 그간 액트지오를 향해 의혹의 눈길을 보냈던 국민 여론을 반전할 기회가 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외 기업들과의 조광권 계약 조건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프로젝트 성공의 과실이 국익에 가장 많이 돌아가는 방향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지난 1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 국익은 지키면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치열한 밸런스 게임이다.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 '돈 줄' 쥐고 검증 벼르는 野…액트지오 관련 의혹도 계속
정부와 석유공사는 "이제는 시추할 때"라는 입장이지만, 시추공 하나를 뚫는 1천억원가량 드는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지가 관건이다.
정부는 일단 올해 말 시추선 계약금 등에 쓰일 착수금 100여억원은 확보했지만, 내년 상반기 내 시추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나머지 900억원이 더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다수를 차지하는 국회의 예선 협조가 필요한 지점이다.
민주당은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송곳 검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브레우 고문의 사실상 1인 기업인 액트지오를 둘러싼 의혹도 계속 나오고 있다.
액트지오의 법인 영업세 체납 사실에 이어 이번 물리탐사 결과를 검증·자문한 데이비드 모릭 교수가 아브레우 고문과 같은 논문의 공저자였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모릭 교수는 현재 석유공사에서 동해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인사의 지도교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는 "모릭 교수는 심해저류층 퇴적 프로세스 및 3차원 순차층서분야 전문가이며, 공사는 액트지오 분석 방법의 적절성 등을 자문했다"며 "모릭 교수가 공사 직원의 지도교수였던 것은 맞지만 심해 분야 전문가 풀이 매우 협소한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리스크 분산' 해외투자 조기 유치?…국가수익 감소 가능성도 고려해야
검증 벼르는 야권, 예산 협의 험로 예고…'액트지오' 둘러싼 의혹은 여전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가 당장 눈앞에 둔 과제는 첫 시추 위치 설정과 함께 해외투자 유치 관련 결정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오는 12월 첫 시추공을 뚫는다는 계획하에 다음 달 중 정확한 시추 위치를 확정하기로 했다.
해외투자 유치는 이번에 발견된 7개 유망구조를 재조정한 결과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본격적인 시추를 진행하기까지 향후 몇개월이 국익을 좌우하는 '승부의 시간'이라는 말이 나온다.
첫 시추의 성공 여부가 프로젝트 전체의 향배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사업의 주도권을 쥐면서도 리스크를 분산할 방법을 모색하는 등 복잡한 계산을 해야 한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안덕근 장관은 이번 주 중 동해 석유·가스전 탐사 전략회의를 열어 첫 탐사 시추를 위한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 "성공률 높은 곳" "큰 규모로"…첫 시추 위치 둘러싼 고민
첫 번째 시추 위치와 관련해 석유업계와 정부 안팎에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
우선 부존 예상 자원량 규모는 다소 적더라도 성공률이 높은 곳부터 뚫어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동해 심해 지역 평가분석을 진행한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도 이런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아브레우 고문은 정부 측에 "규모가 작더라도 석유·가스가 확실히 나오는 게 중요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시추공 여러 개를 뚫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전략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리스크 저감 차원에서도 석유·가스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곳을 먼저 뚫을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또는 서로 인접한 구조 중 적절한 지점을 찾아 시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경우 기대할 수 있는 탐사자원량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탐사시추 방법이 고도화함에 따라 시추공 1개를 뚫으면서도 주변 여러 유망구조의 부존자원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7개 유망구조 가운데 대표 지역인 '대왕고래'가 프로젝트의 중심에 설 수도 있다.
정부는 시추 위치 결정을 석유공사에 맡길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액트지오 외 국내외 전문가 그룹의 자문도 받는다.
심해 지층 구조와 탐사자원량 규모, 성공 확률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하는 고도의 전문기술 영역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 해외투자 유치는…"리스크 분산" "성공 시 국익 줄어들라"
이번 프로젝트는 경제·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성공한다면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이 심화한 상황에서 국가 경제에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런 만큼 정부는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실패 이후 사라졌던 공기업 성공불융자를 부활하는 등 정책적인 금융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석유공사의 심해 탐사 경험이 부족하고, 프로젝트의 규모도 방대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외투자 유치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대규모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덜고 시추·개발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에도 해외투자 유치는 도움이 된다.
실제로 업계 내에서는 대부분 시추 단계에서부터 해외자본이 들어온다는 게 중론이다.
세계적 석유·가스 기업인 엑손모빌, 셸, BP 등이 대왕고래 탐사전에 뛰어든다면 그간 액트지오를 향해 의혹의 눈길을 보냈던 국민 여론을 반전할 기회가 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외 기업들과의 조광권 계약 조건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프로젝트 성공의 과실이 국익에 가장 많이 돌아가는 방향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지난 1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 국익은 지키면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치열한 밸런스 게임이다.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 '돈 줄' 쥐고 검증 벼르는 野…액트지오 관련 의혹도 계속
정부와 석유공사는 "이제는 시추할 때"라는 입장이지만, 시추공 하나를 뚫는 1천억원가량 드는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지가 관건이다.
정부는 일단 올해 말 시추선 계약금 등에 쓰일 착수금 100여억원은 확보했지만, 내년 상반기 내 시추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나머지 900억원이 더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다수를 차지하는 국회의 예선 협조가 필요한 지점이다.
민주당은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송곳 검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브레우 고문의 사실상 1인 기업인 액트지오를 둘러싼 의혹도 계속 나오고 있다.
액트지오의 법인 영업세 체납 사실에 이어 이번 물리탐사 결과를 검증·자문한 데이비드 모릭 교수가 아브레우 고문과 같은 논문의 공저자였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모릭 교수는 현재 석유공사에서 동해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인사의 지도교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는 "모릭 교수는 심해저류층 퇴적 프로세스 및 3차원 순차층서분야 전문가이며, 공사는 액트지오 분석 방법의 적절성 등을 자문했다"며 "모릭 교수가 공사 직원의 지도교수였던 것은 맞지만 심해 분야 전문가 풀이 매우 협소한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