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최저임금 1만원 시대...믿었던 '고용'의 배신 시작됐다 [전민정의 출근 중]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최저임금 1만원 시대...믿었던 '고용'의 배신 시작됐다 [전민정의 출근 중]
    최저임금위원회가 올해는 배달라이더와 웹툰작가 등 특수형태근로자·플랫폼 종사자에 대한 최저임금 별도 적용 논의를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년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의 심의의 새 화두였던 '최저임금 확대 적용'을 둘러싼 노사간 공방이 일단락 된 건데요.

    다시 관심은 '최저임금 인상 폭'과 '업종별 구분 적용'으로 옮겨지는 모습입니다.

    매년 최저임금 심의가 시작되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하는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의 호소는 더 귓가를 때립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고용지표를 보면 이러한 소상공인들의 외침을 최저임금 심의 때마다 으레 내놓는 푸념으로만 치부할 수 없어 보입니다.

    그야말로 마주하고 싶지 않은 가혹한 '현실'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믿었던 '고용'의 배신 시작됐다 [전민정의 출근 중]
    ● 최저임금 인상 여파…'나홀로 사장님' 폐업 줄 잇는다



    최근 발표된 5월 고용동향을 보면 직원 없이 홀로 일하는 '1인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11만4천명 줄었습니다. 2018년 9월 11만 7천명 이후 가장 큰 낙폭입니다.

    1인 자영업자(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지난 3월 3만5천명 감소에서 4월 9만4천명, 지난달엔 11만4천명이나 급감했는데요.

    코로나19를 거치며 누적된 경영난과 대출금에 시달리며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에 지불능력에 한계를 맞은 영세 자영업자들이 '폐업'이라는 마지막 선택을 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2025년 최저임금 관련 소상공인 자영업자 긴급간담회'에서도 빚에 허덕이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마저 1만원을 넘어서면 "차라리 폐업하겠다"는 울분이 속출했습니다.

    정경재 대한숙박업중앙회장은 "우리나라에서 숙박 분야 고용률은 외식에 이어 두 번째로 많고 대출은 가장 많은데 직원들은 무조건 최저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정작 숙박업주는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비율이 39%에 달한다"고 말했습니다.

    외식업계를 대표해 참석한 유덕현 서울시 소상공인연합회장(외식업 운영) 역시 "명목상 최저임금은 9,860원이지만 음식업종에 있어 실질 최저임금은 이미 1만원이 넘어선 상황"이라며 영세 소상공인은 현재 종업원보다 못한 연봉이 계속 깎이는 위치에 있어 폐업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속내를 밝혔습니다.

    지불능력을 고려한 최저임금 구분적용 필요성에 대한 호소도 이어졌습니다.

    김기홍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 이사장은 "최저임금이 모든 업종에 동일하게 적용되니 힘든 업종에서는 일을 안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PC업계 경우 과거부터 24시간 운영이 되는데 하루에 3인 이상을 고용해야 해 늘어난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사장이 일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회장도 "매년 전기요금 인상분이 월 30~40만원, 최저임금 인상분 30~40만원까지 고정비로 월 70~80만원의 추가 지출이 생기는데 자영업자들은 이렇게 매해 협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는데요.

    그러면서 "매년 7~800만원의 연봉이 깎인다면 사업을 계속할 수 있겠냐"며 편의점 업종에 대한 구분적용을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믿었던 '고용'의 배신 시작됐다 [전민정의 출근 중]
    ● 자영업자 흔들리자…고용시장 다시 '먹구름'

    지난해 취업자수는 1년 전보다 30만명 이상 늘고 고용률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이례적인 호조세를 보였는데요.

    코로나 엔데믹으로 외부활동이 늘어난 데다가 돌봄수요, 정보통신 분야가 증가세를 보이며 고용시장에 '훈풍'이 분 겁니다.

    이러한 견조한 고용의 흐름은 올해 상반기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난 4월 취업자 수의 경우 수출 호조에 힘입어 20만명대로 회복하며 같은 달 기준 역대 최고 고용률(62.7%)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자영업자 고용상황이 흔들리면서 고용시장 전체에 다시 먹구름이 끼고 있습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8만명 늘어나는 데 그치며 코로나19 여파가 미친 2021년 2월(-47만3천명) 후 증가폭이 3년 3개월만에 최소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정부는 취업자 증가 8만명 '쇼크'에 대해 15일 석가탄신일이 휴일이었던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는데요. 5월 고용동향 조사기간인 주간에 휴일이 포함돼 단시간 근로자 일부가 미취업자로 일시적으로 분류돼 취업자 증가 흐름이 일시적으로 주춤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고용 시장이 반등하기보다는 추가 둔화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조사 기간 휴일이 포함되는 등 일부 노이즈가 있었지만 국내 고용시장이 미국보다 둔화 강도가 강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는데요.

    '고령자 취업자 수 나홀로 증가', '서비스 부문 일자리 부진'과 함께 '자영업자로 대변되는 비임금근로자 일자리 감소세'를 잠재적 고용 둔화 위험의 근거로 꼽기도 했습니다.

    ● "사실상 최저임금 1만원 벅차"…쪼개기 알바 더 늘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일자리 질 악화' 현상도 고용지표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주 1~17시간 취업자 수는 270만9천명이었는데요. 이는 1년 전보다 53만5천명 늘어난 수치로, 통계 작성 이후 5월 기준 역대 최대치였습니다.

    이처럼 질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초단기 일자리가 급증한 건 최저임금 부담이 큰 자영업자들이 '쪼개기 고용'을 늘린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올해 국내 최저시급은 지난해(9,620원)보다 2.5% 오른 9,860원인데요. 주 15시간 일하는 근로자에게 일주일마다 하루씩 유급휴가를 줘야 하기에, 주휴수당까지 더하면 사실상 1만2천원에 육박합니다.

    최저임금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이 주휴수당이라도 피하기 위해 시간대를 잘게 쪼개 주 15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을 여러명 고용하는 '쪼개기 알바'는 이미 업계 관행이 된지 오래입니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가 많은 업종의 주당 취업시간도 줄었는데요. 지난 5월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35.4시간으로 1년 전에 비해 4.2시간 감소했는데, 업종별로 보면 도소매와 숙박음식점업(39.0시간)에서 각각 2.9시간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감소로 이어진다는 사실은 이미 통계 지표로도 여실히 확인되고 있습니다.

    앞서 최저임금이 전년도에 비해 10%나 급격히 오른 2019년에도 최저임금 인상이 도소매·음식숙박업 등 취약업종의 고용 감소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고용노동부의 첫 분석 결과가 나왔었는데요.

    노동계는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실질임금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만큼,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업종별 구분 적용은 차별이며 형평에 반한다는 주장도 있고요.

    하지만 단순히 생계비나 실질임금만이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기엔 우리 경제가 맞딱뜨린 현실이 암울한 것도 사실입니다.

    시장 상황에 맞게 최저임금 인상이 미칠 효과 등에 대한 객관적이고 심도 깊은 연구들이 더 필요한 때입니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믿었던 '고용'의 배신 시작됐다 [전민정의 출근 중]
    전민정기자 jmj@wowtv.co.kr

    ADVERTISEMENT

    1. 1

      신세계푸드 자진 상폐…이마트, 지분 37% 공개매수

      이마트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자회사 신세계푸드 주식을 공개매수한다. 자진 상장폐지를 위해서다.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 최대주주인 이마트는 15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신세계푸드 보통주 146만7319주(지분율 37.89%)를 공개매수한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4만8120원이다.직전 거래일인 지난 12일 신세계푸드 종가(주당 4만100원)보다 20% 높은 가격이다. 공개매수에는 706억원이 투입된다. 공개매수 응모율에 관계없이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 전부를 매수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이다.이마트는 “공개매수를 통해 신세계푸드 유통주식 전량을 취득하려고 한다”며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뒤 상장폐지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마트는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지분도 매입하기로 했다. 16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조선호텔앤리조트가 보유한 신세계푸드 주식 33만2910주를 매입한다. 이 거래가 완료되면 이마트의 신세계푸드 지분율은 55.47%로 높아진다. 이번 공개매수까지 모두 성공하면 이마트의 지분율은 93.36%로 올라간다.이마트가 추진하는 자회사의 사업 효율화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신세계푸드는 단체급식사업부를 아워홈 자회사인 고메드갤러리아에 1200억원에 매각했다. 이마트는 올해 초 지분 공개매수를 통한 신세계건설 상장폐지에도 나선 바 있다.최석철 기자

    2. 2

      [단독] SK, 울산 AI 데이터센터 지분 2조원어치 판다…KKR 등 관심

      SK그룹이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같은 글로벌 사모펀드(PEF)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SK그룹이 세계 1위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다.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다음달 초 울산 AI 데이터센터 지분 49%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받기로 하고 국내외 PEF를 대상으로 사전 마케팅을 하고 있다. 매각 측은 데이터센터의 전체 기업가치를 3조~4조원 수준으로 평가해 1조원 중반에서 2조원을 조달할 예정이다.SK AI 데이터센터는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 내 축구장 11개 크기(3만6000㎡)의 부지에 짓고 있다. 지난 8월 첫 삽을 떴다. 2027년 1단계로 40㎿ 규모가 가동하고, 2029년 100㎿ 규모로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데이터센터에는 약 6만 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투입될 계획으로, SK그룹은 향후 1기가와트(GW)급으로 키워 동북아시아 최대 AI 데이터센터 허브로 도약한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그룹에서 데이터센터 사업을 이끄는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 AX 외에도 SK이노베이션·SK가스(에너지), SK에코플랜트(건설) 등 전 계열사를 총투입하는 그룹 최대 프로젝트로 꼽힌다.이 과정에서 사업 비용으로만 총 7조원이 들어가는 만큼 SK그룹 차원의 자체 조달 외에도 외부 자금 확보를 검토해왔다. 국내외 PEF들도 적극적으로 접촉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6월 설립 계약식에 참여해 데이터센터가 에너지, 정보통신, 반도체에 이은 그룹의 네 번째 퀀텀 점프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향후 SK그룹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맺을 기회라는 판단에서다. SK그룹은 이번 지분 49% 매각 거래에 낙점

    3. 3

      주담대 막히자…마통 잔액 3년만에 '최대'

      국내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 잔액이 3년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부동산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가로막힌 사이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라서다.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0조7582억원(지난 11일 기준)이다. 지난달 말(40조837억원) 이후 약 열흘 만에 6745억원 늘었다. 2022년 12월 말(42조546억원) 후 최대 기록이다. 잔액은 마이너스통장에서 사용된 금액이다.6·27 부동산 대책, 10·15 부동산 대책 등 각종 규제로 주담대 한도가 줄어들자 ‘풍선 효과’로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주식과 금 등 투자 열기가 뜨거워져 마이너스통장을 활용한 빚투가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시중은행 관계자는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지난 10월부터 급증하는 추세”라며 “6·27, 10·15 대책으로 새로 신용대출을 받긴 어렵지만 이미 개설해둔 마이너스통장을 활용하는 건 가능해 이를 중심으로 신용대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반면 주담대 규모는 축소되고 있다. 5대 은행의 11일 기준 주담대 잔액은 610조8646억원으로 지난달 말(611조2857억원)과 비교해 4211억원 줄었다. 연말 은행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영향으로 아예 신규 주담대가 막혀 당분간 마이너스통장 이용 규모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신연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