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들 박정대 너를 껴안고 잠든 밤이 있었지, 창밖에는 밤새도록 눈이 내려 그 하얀 돛배를 타고 밤의 아주 먼 곳으로 나아가면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에 닿곤 했지, 산뚱 반도가 보이는 그곳에서 너와 나는 한 잎의 불멸, 두 잎의 불면, 세 잎의 사랑과 네 잎의 입맞춤으로 살았지, 사랑을 잃어버린 자들의 스산한 벌판에선 밤새 겨울밤이 말달리는 소리, 위구르, 위구르 들려오는데 아무도 침범하지 못한 내 작은 나라의 봉창을 열면 그때까지도 처마 끝 고드름에 매달려 있는 몇 방울의 음악들, 아직 아침은 멀고 대낮과 저녁은 더욱더 먼데 누군가 파뿌리 같은 눈발을 사락사락 썰며 조용히 쌀을 씻어 안치는 새벽,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이 시에 나오는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라는 구절은 박정대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제목이기도 합니다. 2001년에 나온 시집이니 벌써 20년이 넘었지만, 워낙 강렬한 문장이어서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의 시 덕분에 격렬비열도라는 섬을 처음 알았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격렬비열도(格列飛列島)는 섬들의 모습이 기러기가 열을 지어 날아가는 것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충남 태안의 신진도에서 서쪽으로 약 55㎞ 떨어져 있지요. 백령도를 제외하면 가장 서쪽에 있어 ‘서해의 독도’로도 불립니다. 정확하게는 ‘격렬비열+도’가 아니라 격렬비(格列飛) 열도(列島)입니다. 이곳은 등대가 있는 북격렬비도와 무인도인 동격렬비도·서
“제 음악을 통해 우리의 인생이 사방이 갇혀 있는 갑갑한 삶이 아니라, 여전히 숨 쉴 공간이 있는 삶이라는 걸 많은 사람이 느끼고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이탈리아 출신의 현대음악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루도비코 에이나우디(70)는 13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어 그는 “삶에서 경험한 각기 다른 순간들이 다시 내게 찾아왔을 때 비로소 음악으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며 “하나의 앨범이 긴 이야기를 담고 있는 한 권의 책이라면, 하나하나의 음악은 여러 개의 챕터와 같다”고 설명했다.에이나우디는 오늘날 세계 주요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음악가 중 하나다. 그의 자작곡 ‘익스피리언스(Experience)’은 틱톡에서 130억 회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그가 2016년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초청으로 노르웨이 빙하 위에서 자작곡 ‘북극을 위한 애가(Elegy for the Arctic)’를 연주한 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2200만 회를 돌파하며 환경 파괴에 대한 대중의 경각심을 일깨운 바 있다.그의 작품들은 영화음악으로 특히 유명하다. "에이나우디의 음악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면, 그건 아마도 그 음악이 에이나우디의 곡인 줄 몰랐기 때문일 것이다"(영국 일간지 가디언)란 표현처럼, ‘블랙스완’ ‘언터처블: 1%의 우정’ ‘닥터 지바고’ ‘인시디어스’ 등 수많은 명작에서 그의 음악을 쉽게 들어볼 수 있다. 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그의 작품이 삽입된 두 개의 영화 ‘노매드랜드’와 ‘더 파더’가 각각 3관왕, 2관왕에 오르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에이나우디가 2017년 이후 8
서울에 있는 신라호텔과 포시즌스가 한국 최고 럭셔리 호텔로 선정됐다. 미국 여행 전문지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2025 트래블 가이드’에서 서울 신라호텔과 포시즌스 서울이 5성급 호텔에 이름을 올렸다. 신라호텔은 한국 호텔 최초로 7년 연속으로, 포시즌스는 6년 연속으로 5성급 호텔 지위를 유지했다.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는 레스토랑 등급을 평가하는 미슐랭 가이드처럼 호텔 등급을 평가해 매년 발표한다. 이 분야에선 가장 권위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 진다. 평가 등급은 한국의 공식 호텔 등급 기준과는 다른, 자체 등급 기준에 의해 이뤄진다. 등급은 5성급과 4성급 두 가지만 있으며, 5성급은 시설과 서비스 면에서 최고를 뜻한다. 4성급에는 파크 하얏트, 웨스틴 조선, 파라다이스, 아트 파라디소 부티크, 콘래드 서울, 조선팰리스 등 8곳이 들었다. 등급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지만 시그니엘 서울, 반얀트리,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롯데호텔 서울, 레스케이프, JW 메리어트 서울, 소피텔 엠배서더 서울 등은 추천호텔로 선정됐다. 이 호텔들 가운데 조선팰리스는 작년 추천호텔에서 4성으로 승급됐고, 시그니엘 서울은 기존 4성에서 추천호텔로 강등됐다. JW메리어트 서울과 소피텔 엠베서더 서울은 올해 신규로 추천호텔이 됐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