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니 총리 "유럽서 아프리카인에 부정적 여론 형성 우려"
"파시즘 또 겪나" 유럽 극우 돌풍에 아프리카도 심란
최근 끝난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들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아프리카 국가의 심기도 편치 않은 모습이다.

반난민과 반이민을 외치는 극우 정당의 목소리와 입지가 커질수록 반아프리카 정서가 확산할 수 있어서다.

아마두 우리 바(통상 바 우리) 기니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유럽 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들이 상당한 표를 얻은 이후 유럽에서 아프리카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될 것을 우려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 상황을 2차 세계 대전 발발 전에 파시즘이 부상한 상황과 비교하면서 "전 세계 곳곳에서 이민자들에 대한 급진화(강경 대응)를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바 총리는 "이 문제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유럽에는 아프리카인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제국주의 시대 기니는 프랑스 식민지였으며 1958년 독립했다.

바 우리 총리의 이런 발언은 유럽에서 극우 정당이 정치적 입지를 키우고 권력까지 잡으면 현지 아프리카인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아프리카인의 유럽 이주 억제를 강화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파시즘 또 겪나" 유럽 극우 돌풍에 아프리카도 심란
그러나 바 우리 총리는 유럽의 극우 지도자들이 권력을 잡으면 함께 일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바 우리 총리는 프랑스의 라디오프랑스인터내셔널(RFI)과 한 인터뷰에서 반이민을 내세운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전선(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가 프랑스 총리로 임명된다면 그와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RN은 지난 9일 끝난 유럽의회 선거에서 31.5%의 득표율을 기록해 집권 여당인 르네상스당(14.6%)을 큰 격차로 이겼다.

그러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극우 정당의 기세를 꺾기 위해 조기 총선을 치르기로 했다.

그러나 RN이 여당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RN이 총선 결과 다수당(제1당)이 될 경우 총리 자리를 꿰차게 돼 대통령과 총리의 소속 정당이 다른 '동거 정부'가 출범한다.

바 우리 총리는 RN이 지배하는 의회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않는다"며 프랑스는 물론 유럽의 어떤 정부도 상대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