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과 함께한 것만으로도 영광…행복한 시간 보내"
'월드컵 예선 2승 지휘' 김도훈 "임시 감독은 내가 마지막이길"
"한국 축구에서 임시 감독은 내가 마지막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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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감독으로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싱가포르, 중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두 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끈 김도훈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마지막 6차전에서 후반 16분에 터진 이강인의 선제 결승골을 앞세워 중국에 1-0으로 이겼다.

싱가포르와의 5차전에서 7-0 대승을 거두며 조 1위 3차 예선 진출을 확정한 한국은 홈 팬들 앞에서 기분 좋게 승리를 신고하며 2차 예선을 마무리했다.

'월드컵 예선 2승 지휘' 김도훈 "임시 감독은 내가 마지막이길"
대표팀 정식 감독 선임 작업이 늦어져 임시로 대표팀 사령탑의 중책을 맡아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한 김 감독은 대표팀 임시 감독을 맡는 건 자신이 마지막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 나선 김 감독은 "임시 감독이란 걸 해보니 부담도 가고, 잘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선수들 이끌어가야 하는 부분에서 개인적으로 어려운 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잘 따라와 줬다.

감독이 바뀐 분위기에서도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선수들이 스스로 제 역할을 잘 해줬다.

또 선수들을 위해 노력하는 스태프들을 보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태극전사들의 기량이 주도적인 축구를 펼치기에 충분한 수준이므로, 그런 방향성에 맞게 팀을 이끌어 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은 역습에 의한 축구도 잘하지만, 볼 소유하고 게임을 주도할 수 있는 실력들이 있다"면서 "경기를 주도하고, 용기를 가져갈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공을 소유하고 지배하면서 위치, 밸런스에서 조금만 다듬는다면 이런 좋은 선수들로 또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컵 예선 2승 지휘' 김도훈 "임시 감독은 내가 마지막이길"
김 감독은 지도자로서 굴곡을 많이 겪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울산 현대(현 HD)를 이끌면서 두 차례나 아깝게 K리그1 준우승에 그쳤다.

그러나 마지막 도전 무대였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UCL)에서는 우승을 지휘하기도 했다.

싱가포르 라이언 시티 세일러스에서는 성공적으로 팀을 이끌다가 2022년 8월 경기 중 폭력을 저지른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놨다.

김 감독은 "인천에서 시작해 울산, 싱가포르까지 가면서 (여러 경험을 했는데) 축구로 받은 사랑을 (한국 축구가) 어려운 시기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하는 생각에서 감독을 맡았다"고 돌아보면서 "들어와 보니 이런 선수들과 함께한 거 자체만으로 영광이었다.

개인적으로도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월드컵 예선 2승 지휘' 김도훈 "임시 감독은 내가 마지막이길"
그는 또 "프로페셔널하면서 팀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선수들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팀을 이끌 때 내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두 경기를 성공적으로 지휘해내면서 그가 정식 감독이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김 감독은 "한국 축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있어서 좋은 감독이 와야겠다는 생각에 나도 공감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